한국 레미콘의 역사, 삼표산업 성수공장의 시작과 미래

한국 레미콘의 역사, 삼표산업 성수공장의 시작과 미래

삼표는 1974년 성동구 성수동 한강변 골재기지에 레미콘 공장을 설립하고 2022년까지 한강의 기적, 주거복지 안정, 도시 현대화에 기여한 산업화의 상징으로서 지난 44년간 시대적 소명을 수행했습니다. 70∼80년대 수도권 개발, 88올림픽을 대비한 SOC(사회기반시설)사업, 노태우 정부의 주택 200만호 건설사업은 삼표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죠. 여의도 63빌딩, 국립극장, 잠실 5단지 아파트, 서울시청 재건축,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등 수도권에서 이름깨나 있는 건물과 시설 대부분에 삼표산업의 골재와 레미콘이 쓰였습니다.

이렇게 한강의 기적부터 함께 한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지난 3월 현대제철로부터 공장 부지를 매입한 뒤 자체 개발하기로 합의하며 철거를 시작했습니다. 이제 서울의 미래로 다시 태어날 삼표산업 성수공장의 시작과 미래, 들여다볼까요?

삼표산업 성수공장

 

한강의 기적이 시작되다. 매립공사로 4만평의 토지 조성

조선시대 말기까지 한강은 서해의 소금, 새우젓을 실은 배가 충주까지 거슬러 올라갔다가 그곳에서 다시 목재나 곡물을 실어서 내려오는 물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일전쟁, 러일전쟁, 6.25 전쟁을 거치면서 토사의 침전으로 하상이 높아지고 수량이 급격하게 줄었죠. 강폭은 넓지만 대부분 모래밭이었고 실제 물길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가 오지 않으면 가물어 수질오염이 가속화됐고 비가 많이 오면 홍수가 심했습니다.특히 한강과 중랑천이 만나는 성수동 지역 한강변은 여름철이면 홍수로 물에 잠겨 개발이 안된 채 버려진 곳이었죠. 1968년 정부가 한강 개발을 추진한 데에는 이와 같은 배경이 있었습니다.

1969년 삼표그룹의 전신인 강원산업그룹은 한강 개발에 참여하기로 하고 건설부 허가를 맡아 성수동 지역 공유수면 매립 허가를 신청합니다. 1971년에 허가가 나와 이 지역에 골재사업 전진기지를 건설하고 매립공사에 돌입했습니다. 강 중심 부분의 골재를 퍼올려 수심을 확보하고 한강변은 모래, 자갈 등을 채워 넣어 토지를 조성했죠. 그 결과 해마다 홍수가 일었던 성수동 지역 일대는 물난리에서 자유로워졌고 넓은 도로와 공원이 조성됐습니다. 이렇게 마련된 공유수면 매립 지역 중 18,000평을 서울시에 기부채납 하고 나머지 22,000평을 성수동 골재채취 기지(現 삼표산업 성수공장)로 사용했습니다.

 

본격적인 성수시대의 개막, 아시아 최대 레미콘 생산 기지

강원산업그룹은 골재사업 추진 과정에서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레미콘 사업을 검토하게 됩니다. 이에 1974년성동구 성수동 한강변 골재기지에 레미콘 공장이 등장했습니다. 당시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일대에서는 대대적인 건설 붐이 일었는데요. 당시 서울과 수도권에 건설된 현대식 건물과 아파트는 한강에서 퍼 올린 모래와 자갈에 시멘트를 섞어 지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강원산업그룹의 연탄, 골재 수송업체였던 삼강운수는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1977년 정식으로 사업자를 내고 레미콘 사업을 시작합니다. 동양 최대 규모의 레미콘 공장인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그 규모 뿐만 아니라 압도적인 품질의 제품을 생산했습니다. 1979년 4월 ‘KS F 4009인증’을 획득함으로써 건설기초소재 품질 인증을 선도했죠.

성수공장의 하루 최대 레미콘 생산량은 7,000㎥으로 1년이면 최대 175만㎥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3.3㎡(1평)당 레미콘 1㎥가 소요됨을 감안하면 연간 24평(79.3㎡) 아파트 7만3천여 가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8개를 지을 수 있는 물량 공급이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지난 45년간 연 평균 100만여㎥ 생산량을 가정하면, 24평(79.3㎡) 아파트 200만호 건설 물량 공급의 성과를 낸 셈입니다.
성수공장은 3만6천여㎡의 넓은 부지에 배치플랜트(레미콘 배합설비) 5대가 있으며, 1,200여대 믹서트럭 수용 가능(레미콘 차량(8m)를 한 줄로 세우면 9,600m)한 명실상부한 아시아 최대 레미콘 기지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였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중요한 공사에는 모두 삼표산업 성수공장이 있었다

과거 한강 개발부터 강북 뉴타운(답십리, 왕십리, 미아리 등) 조성공사, 청계천 복원공사, 서울시청 재건축 공사 등 서울시 내 중요한 공사에는 성수공장의 레미콘이 납품됐습니다. 컬러콘크리트 적용 건축물로 유명한 서초동 부띠크모나코, 논현동 어반하이브와 노출콘크리트로 세련된 이미지 를 자아내는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도 성수공장의 레미콘이 사용됐죠. 또한 공장 반경 5km 내의 모든 아파트는 성수공장에서 납품한 레미콘으로 지어졌습니다.

이런 성과가 가능했던 것은 서울 도심과의 지리적 접근성 외에도 탁월한 품질로 다른 레미콘사를 압도했기 때문입니다. 균일한 품질 확보를 위해 국내 최초로 KS를 획득한 삼표그룹의 골재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수시로 현장별 제품을 시험한 후 레미콘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양시멘트(現 삼표시멘트) 인수 후 안정적인 시멘트 수급뿐만 아니라 특수 레미콘 분야 등 고부가가치 신규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토대도 만들었죠.

 

성수공장을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본 사람은 백 여대가 훌쩍 넘는 레미콘 차량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놀라곤 합니다. 성수공장에서는 동트기 전 새벽부터 자정까지 100여 개가 넘는 현장에 실시간으로 레미콘을 납품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쉴새 없이 레미콘 차량이 오가는 이유는 건설현장의 공사기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레미콘이 배치 플랜트(레미콘 생산설비)에서 제조된 후 1시간 이상 경과되면 유동성이 급격히 저하되기 때문인데요. 최대 90분 내에 타설하지 못하면 아깝더라도 폐기처분해야 합니다. 이 시간을 지키기 위해 삼표산업은 삼표 IT부문과 협력해 끊임없이 최신 사양의 실시간 배차 시스템을 개발해 배차 시간을 줄이고 효율적인 운전경로를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 품질의 우수성, IT 기술의 적용 등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그렇게 서울과 수도권의 발전에 함께 했습니다.

 

산업화에 앞장서며 사회공헌에도 힘써, 기부채납부터 문체부 장관상까지

해마다 홍수 피해가 발생했던 성수동 일대는 공유수면 매립공사 이후 물난리에서 자유로워졌는데요. 매립공사로 만들어진 4만평의 땅 중 1만8천평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함으로써 도로와 공원이 조성됨에 따라 지역 주민 편의 향상에도 기여했습니다.

삼표는 문화체육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요. 국립중앙극장이 있는 서울 중구는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악명 높은 지역으로 성수공장을 제외한 서울 내 타 레미콘 업체에서 공급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삼표산업레미콘 성수공장은 이익을 떠나 국가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국립극장 지하주차장 단독 타설을 충실히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공로로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밖에도 사회기반시설에도 우수한 품질의 레미콘을 납품했는데요. 88올림픽 대비 사회기반시설 사업은 물론 김포공항 활주로, 과천정부종합청사, 청계천 복원공사까지. 레미콘이 필요한 어디든 달려갔습니다.

 

한국의 산업화와 함께 달려온 삼표산업 성수공장은 44년간 소명을 다하고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대신 그 자리에 새로운 역사를 써 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이제 새로운 얼굴로 서울의 미래와 함께 할 성수공장 부지. 서울시민의 편익에 기여할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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