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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

지속 가능한 건축을 향한 새로운 시도, 3D 프린팅

2022-07-07

건설산업은 경제성장의 중요한 축이지만, 자원집약적이며 온실가스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2019년 UN은 건설산업이 전 세계 에너지 소비의 36%,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의 39%를 차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콘크리트 생산입니다. 콘크리트는 전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물질인데, 생산 과정에서 많은 환경부하가 발생합니다. 콘크리트의 주요 성분 중 하나인 시멘트를 만드는데 발생하는 CO2는 전체 배출량의 5~7%를 차지하며, 콘크리트 생산에 투입되는 물은 전세계 공업용수 취수량의 약 9%에 달합니다. 배합용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모래로 일부에서는 모래 부족을 겪기도 하죠. 콘크리트 생산 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폐기물 또한 문제입니다. 국내에서 매일 발생하는 폐기물 중 건설폐기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40% 이상입니다. 연도별로 다르지만 45~49%에 육박합니다. 철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콘크리트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이외에도 공정상 사용되는 거푸집이나 폐자재 등도 상당수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산업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복잡한 공급망 등의 이유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의 전환이 더딘 편입니다. 하나의 프로젝트에 수십, 수백개의 회사가 포함되기 때문에 전체 공정을 친환경적으로 바꾸는게 쉽지 않습니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3D 프린팅 건설 공법이 주목 받고 있습니다.

 

3D 프린팅이 만드는 지속가능한 건축

3D 프린팅 건축은 콘크리트 등의 재료를 기계를 이용해 적층 방식으로 쌓아 올려 건물을 짓는 방식을 말합니다. 보통 폴리머 또는 금속 같은 재료들을 레이어로 쌓아 만드는 3D 프린팅을 응용한 것인데, 기존 방식 보다 훨씬 더 큰 크기의 제품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 중 결함 발생 가능성, 품질 관리가 어려운 점 등이 아직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 프린팅 건축방식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건설산업의 복잡한 공급망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디지털 모델링 방식의 제품 설계, 자동화된 공정 등을 통해 건설 프로세스를 보다 간결하고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더 적은 자재, 적은 인력, 적은 공정, 적은 비용으로 더 빠른 속도로 건물을 지을 수 있어 자원집약적, 노동집약적 건설산업을 디지털, 친환경적인 산업으로 바꿉니다. 또, 거푸집 등이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 공법에서는 쉽게 할 수 없었던 다양하고 복잡한 형태의 건축물도 손쉽게 형태의 건축물도 제작이 가능합니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전세계 3D 프린팅 건설 시장 규모는 2021년 1500억 수준이지만, 2030년까지 연 100.7%의 CAGR(연간 복합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시스템 구축 및 R&D 등에 소요되는 적지 않은 투자 비용, 관련 숙련인력의 부족, 새로운 재료 및 공법 개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하지만 지속가능한 건축을 향한 도전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3D 프린팅 건축의 새로운 시도

ⓒ Kamp C and Jasmien Smet

2020년 12월 벨기에에 등장한 Kamp C 프로젝트는 전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로 ‘한번에’ 제작된 집입니다. 높이 8m 바닥면적 90 제곱미터의 2층구조의 이 집은 유럽에서 가장 큰 3D 콘크리트 프린터로 3주만에 제작되었습니다. 현재 3D 프린팅 건축물의 상당수는 공장에서 3D 프린팅을 통해 생산된 패널 등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데 이 프로젝트는 현장에서 모든 제작 공정을 진행했습니다. 현장에서 ‘한번에’ 제작한 집인만큼 서로 다른 패널을 조립할 때 발생하는 바인더 등의 부자재를 고려할 필요가 없어 생산공정 및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BIM 기술을 활용, 전체적인 구조 뿐 아니라 케이블, 배관 등 세부사항까지 설계 프로세스에 통합하고 다양한 사전 모델링을 통해 프로젝트를 준비했으며, 현장에서 제작 인력은 최소화했습니다.

 

 

Striatus는 전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된 아치형 다리로, 2021년 7월 이탈리아 베니스건축비엔날레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콘크리트를 활용한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작된 이 다리는 별도의 바인더 등의 보강, 결합재료 없이 구조 자체의 결합을 통해 온전히 서있을 수 있습니다. 아치형의 다리 디자인, 바인더 없이 최대 강도를 구현하기 위한 구조설계, 환경 부하를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재료 사용을 위해 3D 프린팅 기법이 동원되었습니다. 별도의 바인더가 없기 때문에 재료 분류가 필요 없으며, 모든 구성요소는 분해 및 재사용이 용이합니다.

 

ⓒ Iago Corazza

이탈리아의 3D 프린팅 주택 Tecla는 콘크리트가 아닌 점토로 만들어졌습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 기반을 둔 Mario Cucinella Architects 가 3D 프린팅 전문가인 WASP와 협력 하여 만든 이 저탄소 주택은 이탈리아의 토속 건축과 고대 건축 기술을 바탕으로 합니다. 현지 인근 강바닥에서 조달한 점토를 350겹의 물결모양으로 쌓아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고, 단 6킬로와트의 전력만 소비하면서 200시간만에 구조를 완성할 수 있는 다중레벨 3D 프린터를 사용해 단시간에 지었습니다. 집은 두 개의 연결된 돔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60제곱미터의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유리문과 각 돔의 상단에 큰 채광창을 설치하여 빛이 공간으로 들어옵니다. 주변의 재료를 사용해 빠르게 만들어 낸 이 주택은 저개발국가나, 재난상황에서 적은 비용으로 주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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