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골재, 콘크리트, 물을 미리 혼합한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의미하는 레미콘은 건설 현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자재 중 하나입니다. 이 레미콘이 굳지 않도록 섞어 주며 수송하는 트럭인 레미콘 믹서트럭을 운행하고 현장에 타설하는 일은, 건설을 가능케 하는 기초 작업인 셈인데요. 레미콘 믹서트럭 운행을 천직이라고 여긴다는 삼표산업 풍납공장 레미콘 믹서트럭 김상기·김경진 기사를 만나 일하는 즐거움과 보람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김경진 기사(이하 ‘경진’)> 공장 출하실에서 배차 후 배치플랜트에서 혼합된 제품을 받아 현장으로 운반하여 현장에 타설하는 일을 합니다. 타설이 완료되면 공장으로 복귀해 레미콘 차량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유지보수합니다.
김상기 기사(이하 ‘상기’)> 아파트 단지가 많은 지역 생활권에 공장이 있다 보니 제품의 품질 유지와 안전한 운행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차량의 청결입니다. 운행 중 제품이 흐르거나 먼지가 발생하면 민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매일 철저히 차량 관리에 힘쓰고 있습니다.
경진> 출근 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일찍 출근해서 작업복으로 갈아입은 후 믹서트럭의 예방정비를 실시하고 타이어, 냉각수, 엔진 등을 점검해 차량의 이상 유무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팀원들과 안전 교육을 받고 당일 운송 현장들의 목록과 현장 진입로, 현장 위험 요소를 파악합니다. 시간이 나면 동료들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진 후 운행을 시작합니다.
상기> 공장에서 현장까지의 이동 거리는 평균 20km 내외입니다. 주요 업무 지역은 서울 사대문 인근을 비롯하여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하남시이고요. 근무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로, 하루 5회전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상기> 아버지가 풍납공장 창설 멤버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릴 때부터 공장을 보고 자랐습니다. 제게는 이곳이 추억이 어린 특별한 장소인 셈이지요. 일을 시작한 건 2002년 12월로 기억하는데요. 한 달 정도 아르바이트를 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이후로 쭉 눌러앉게 되었어요. 이 일이 제게는 인연이었나 봅니다.
경진> 저는 어머니께서 일을 해보라고 권유해 주셨어요. 어머니의 지인분이 풍납공장에서 근무를 하셨고, 저희 아버지도 제가 아주 어렸을 때 잠깐이지만 레미콘 믹서트럭 차량을 운행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던 터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운전하는 걸 워낙 좋아하고 활동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 반신반의하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일해보니 적성에 맞고 재미도 있어서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었죠! 스물아홉 살에 입사했는데,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경진> 근무지인 풍납공장은 서울 시내에 위치하고 있어 타사와 비교해 운송 거리와 1회전당 소요 시간이 짧은 편입니다. 덕분에 일에 대한 피로도와 체력소모가 적습니다. 그리고 회사에서 점퍼, 조끼, 안전화, 플래시 등 각종 안전용품을 정기적으로 지급해주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기> 제때 나오는 월급이 가장 만족스럽습니다. 지금까지 20여년 동안 근무하면서 월급이 밀린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회사에 대한 신뢰가 깊을 수밖에 없죠. 기사들의 편의나 복지에 대해 배려하는 마음도 큽니다. 필요한 점이나 개선사항에 대해 건의하면 회사는 기사들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기사에게 맞는 최상의 것을 제공해 주려고 노력합니다. 최근에는 회사에 건의해서 차량의 안전바를 제작했는데, 이 또한 두세 번의 교정 끝에 가장 적합한 구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경진> 레미콘 믹서트럭도 다른 대형 차량과 마찬가지로 위험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업무 시작부터 마치는 순간까지 항상 긴장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여유는 가지려고 합니다. 아울러 오타설 방지에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자칫 잘못하면 실수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일하고 있습니다.
상기> 첫째도, 둘째도 안전입니다. 차량 정비의 경우 기사가 시간 날 때 임의로 하는데 사전에 신청해서 2인 1조로 작업합니다. 뿐만 아니라 안전 교육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매주화요일에는 아침 조회를 하면서 안전 구호도 외치고 있는데요. 사소한 것 같지만, 생각보다 효과가 크답니다.
상기> 제가 이 일을 한 지 20년이 됐는데, 그동안 운반비, 근무시간, 휴일 일수, 복지 등이 참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에게 일을 추천해서 함께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좋아진 근무조건 덕분에 여행과 캠핑 등 여가생활을 즐기는 이들도 대부분이고요. 한 걸음, 한 걸음 이러한 변화에 일조해 왔다는 것에 나름의 자부심이 있습니다.
경진> 아무래도 월급날이 가장 뿌듯합니다. 열심히 일한 대가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리고 간혹 비좁거나 신경 쓸 부분이 많아 타설하기 어려운 현장을 만날 때가 있어요. 힘든 조건에도 불구하고 무사히 타설을 마친 후 공장에 복귀했을 때 자부심을 느끼기도 해요. 현장에서 ‘일 잘한다’고 인정해 주니까 내심 뿌듯한 마음이 들면서 쓱 미소 짓게 됩니다.
상기> 앞으로도 묵묵히 제 일을 하면서 기사들이 더 일하기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제가 노력한만큼 후배들이 행복하고 즐겁게 일할 수 있을 테니까요.
경진> 하루하루 열심히 살면 한 달이 되고, 1년이 됩니다. 뒤돌아보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해왔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은퇴하는 그날까지 동료들과 즐거운 마음으로 일을 이어 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