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UN은 제68차 정기총회에서 토양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매년 12월 5일을 세계 토양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토양은 미생물, 양분, 수분이 풍부하여 거의 모든 생물학적 활동을 지탱하는 생태계 유지의 근간으로, 세계 토양의 날은 우리에게 익숙한 토양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토양 보호의 중요성을 되새기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토양은 지구 표면의 암석 부스러기와 동식물의 유기물이 섞여서 생성되는 지구의 자원인데요. 그 중에서 표토라 부르는 지표에서 약 30cm가량의 토양은 경제적으로도, 환경 측면으로도 가치가 높은 소중합니다. 이 표토는 우리가 평소 체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는데요. 식물과 농작물 등의 생산, 배양, 분해 등을 담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구의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물을 깨끗하게 정화하는 일도 담당합니다.
흔히 흙이라고 부르는 토양은 늘 주변에 있어 흔하게 느껴집니다만 결코 그렇지 않은데요. 새로운 하지만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잘 체감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토양이 오염되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순간, 그 오염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며 피해도 심각해진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토양은 동식물을 성장시키고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토대로 토양의 영양은 우리의 건강과도 직결됩니다. 이 사실을 주지하고 토양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이미 전세계 많은 토양이 오염되었는데요. 그 심각성을 보여주는 자료로는 2015년 유엔식량농업기구(UN FAO)가 만든 토양 오염에 관련된 세계지도가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이 지도를 발표하며 수확량 유지와 증대를 목적으로 무기비료를 사용하는 농업이 토양 침식과 고갈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세계 농경지의 34%인 16억 6,000만 헥타르가 황폐화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 이 기구와 유엔환경계획(UNEP)이 2021년 함께 발표한 <전세계 토양 오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유럽연합은 농업용 멀칭필름, 비닐하우스 등에 1,250만톤의 플라스틱을 사용했으며,농업 뿐 아니라 일상에서 버려지는 폐기물들도 토양원인의 주요 원인으로 언급되었습니다. 특히, 전세계 산업 화학물질 생산량은 2000년 이후 2017년까지 23억 톤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으며, 2030년에는 85%까지 증가하며 이로 인한 토양오염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토양 오염은 생태계의 균형을 무너뜨립니다. 균형이 깨지면 개체군을 조절하는 포식자나 경쟁종이 사라지고, 새로운 해충이나 질병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 또, 토양의 질이 저하되면 식량 생산이 줄어들며 전세계 식량 안보의 문제로 이어지게 됩니다. 토양이 탄소흡수원으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기후변화가 가속화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늦기 전에 토양의 오염을 막고, 오염된 토양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그중 과학기술을 활용해 토양을 정화하고, 오염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토양을 활용하는 것은 1차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토양 복원을 위한 정화 기술은 다양하게 연구 및 도입되고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토양 정화 기술로는 토양세척법, 열탈착법, 토양경작법을 들 수 있습니다. 토양세척법은 물리화학적 처리 방법으로 1980년대 유럽에서 처음 개발돼 현재 가장 보편화된 방법입니다. 입자에 따라 오염도가 다른 흙을 입자 크기별로 분류하고 약품을 통해 세척과 탈수를 반복해 정화토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열탈착법은 고온으로 가열해 오염물질을 휘발하는데요. 수은, 다이옥신 등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때 2차 시설을 통해 기화된 중금속이 외부로 배출되는 것을 막습니다. 마지막으로 토양경작법은 마치 농사를 짓듯이 일정 높이로 토양을 쌓고 주기적으로 토양을 뒤집으며 정화 미생물, 수분, 공기 등을 넣어 생물학적으로 오염물질을 제거합니다.
또, 토양의 오염을 많이 시키는 농업을 변화시키는 일도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습니다. 대량생산을 목표로 비료와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현대농업을 탈바꿈하는 것인데요. 무경간농법 또는 저경간농법을 이용해 경작하지 않은 토양이 더 풍부하고 다양한 생물을 보유하며, 토양의 침식, 수분손실, 그리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토양이 회복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유기농법을 이용하는 방식도 토양이 건강을 되찾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한편,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토양을 회복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유럽연합(EU)의 노력을 들 수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2021년 오염제로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화학 살충제 사용을 50%로 줄여 2030년까지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25%까지 증가시키겠다는 액션 플랜을 발표했습니다. 또, 2023년 토양 건강 법안(Soil Health Law)를 제안해 토양 건강 기준을 정의하고, 토양 건강 감시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21년 민간 주도의 탄소시장 활성화를 위한 탄소 크레딧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는데요. 탄소 크레딧 프로그램은 농부와 토지 소유자가 탄소 흡수량을 인증 받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 대규모 농업주들이 활발히 활용하고 있습니다. 또, 탄소농법을 도입한 농가에게 금액을 지원하는 정책도 있는데요.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흙 살리기 운동’을 시행해 트랙터 운행을 줄이고 커버크랍 농법*을 적용한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커버크랍 농법: 수확 목적의 작물이 아닌 토양을 덮기 위해 식물을 심는 것으로, 이 식물들은 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서도 2010년부터 ‘토양보전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오염된 토양의 회복과 토양 보전을 위한 체계를 마련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데요.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동안 1차 기본계획을 통해 토양 관리 및 보전을 위한 기술, 환경 등의 기반을 마련하는 데 힘썼으며, 2020년부터는 제1차 기본계획의 미비점을 보완하여 농업, 산업, 국가적 차원에서 토양 오염과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고 정화 및 관리를 강화하는 등 지속가능한 토양 환경을 위한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입니다. 한편, 2015년부터 농촌진흥청은 지난 10년간 같은 조건의 시험 재배지에서 5가지 유기농업 기술과 화학비료를 사용한 일반농업을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10년간 유기농업을 적용한 토양이 산도 유지, 양분이 되는 유기물과 미생물 증가 등이 일어나며 토양 회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내년은 토양의 날이 제정된 지 10년을 맞이합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는 2025년 10주년을 맞이해 세계 토양 자원 현황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약 210명의 연구원이 팀을 꾸려 세계 지역의 토양에 대한 평가와 방향성 등을 연구해 준비 중인데요. 이를 통해 우리가 토양 건강 회복을 위해 나아갈 길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점점 극심해지는 기후 변화와 농산물 재배의 어려움을 목도하는 오늘날, 우리 역시 토양의 날을 맞이해 물, 공기만큼 지구와 인류에 중요한 자원인 토양에 대해 생각하며 그 소중함을 새겨보면 어떨까요?
tipbox 세계 토양의 날, 우리 일상에서 해볼 수 있는 작은 실천법 3
쓰레기는 최소화하고, 분리수거는 더욱 철저하게
재활용품을 제외한 쓰레기는 모두 매립지로 보내져 땅에 묻히고, 이로 인해 토양이 오염되는데요! 토양 보호를 위해 오늘부터 분리수거를 더욱 꼼꼼하게 하고,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해요.
도심의 자투리땅에 꽃과 나무 심기
나무와 꽃을 심으면 정화 기능을 하고 토양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지렁이, 딱정벌레 등 다양한 생물이 살아 토양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도시의 자투리땅에 식물을 키워보세요.
클린주유소 이용하기
클린 주유소는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설비를 설치해 오염물질이 누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유출 시 신속하게 감지해 오염 확산을 방지해주는 주유소입니다. 지하매설 특성상 오염에 취약한 일반주유소 대신 클린주유소를 이용해 클린주유소 확산에 도움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