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을 탑재한 첨단 로봇들이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사람이 직접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에서 자율적으로 작동하며 기존 수작업으로 해왔던 청소방식의 한계를 넘어선 것인데요.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이미 전 세계적으로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쓰레기 수거, 재활용, 해양오염 방지 등 세상을 깨끗하게 하면서 인류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청소 로봇들을 살펴봅니다.
로봇(robot)은 노동, 노예라는 체코어 ‘robota’에서 유래되었는데요. robota가 어원인 만큼 로봇은 인간을 대신해 힘들고 단조로운 일을 대신하는 기계장치라는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로봇은 인간의 안전은 물론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목표를 실행해 인간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며 언제나 인류를 위한 기술로 발전해왔습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기술의 발전과 더욱 다양해지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일상생활 속 로봇의 활용이 증가했고, 단순히 인간을 돕는 산업용 로봇을 지나 상호교류가 가능한 지능형 로봇까지 발전하게 되었죠. 현재는 반려로봇, 안내 로봇, 서빙 로봇까지 가정과 공공시설, 상업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로봇들이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로봇은 자율주행, AI 등 다양한 기술적 발전을 통해 다양한 모습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요. 지속가능성과 환경보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사람이 할 수 없는 어려운 작업을 수행하면서 효율성을 증대시킨 친환경 청소로봇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어나가는데 기여하는 친환경 AI 청소로봇들이 세계 곳곳을 누비고 있는 가운데, 신기술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세계 최대 ICT 전시회 CES에서도 매년 청소로봇들의 약진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2023년 프랑스 로봇기업 ACWA Robotics는 뱀처럼 생긴 AI 로봇인 ‘클린워터 패스파인더(Clean Water Pathfinder)’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습니다. 물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수도관을 돌아다니는데 용이한 이 로봇은 매년 20% 이상의 누수로 인해 수자원 손실이 발생하는 프랑스 곳곳의 수도관의 유지 보수 및 수리를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미국기업 Aiper는 수영장을 청소할 수 있는 무선 청소로봇을 만들었는데요. 사람이 직접 바닥을 닦을 필요 없이 청소기 전원을 켜고 수영장에 담구면 알아서 이물질을 흡입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수자원을 줄이는데 도움을 줍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두산로보틱스는 로봇 팔 기술을 기반으로 한 분리수거 기계인 오스카 더 소터(Oscar the Sorter)를 개발하며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오스카 더 소터는 로봇 팔의 집게에 힘을 가하여 제품이 받는 변화를 기록하고, 사전 학습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각
의 자원을 판별 및 분류하는 역할을 합니다.
국내 스타트업인 코아이도 인공지능 해상 오염물 회수 로봇 KOBOT을 개발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코아이는 부유성 오염물질(유류, 해상쓰레기 등)을 회수 장비를 만드는 기업으로, KOBOT은 출발 지점으로부터 1㎞ 반경 해상에서 선박으로부터 유출된 원유나 미세 플라스틱과 해상 부유물 등을 수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 해상 곳곳에서 원유 유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 받고 있습니다.
올해는 스타트업 ‘에코피스’가 자율주행 기술과 태양광 발전 모듈을 결합한 수질 정화 로봇 ‘힐링보트’로 CES 2025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힐링보트는 인간이 제거하고 어려운 녹조류를 제거함으로써 담수의 수질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동시에 태양광 발전으로 에너지를 자급하여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자원 관리가 가능한 제품입니다. 또, 사람이 직접 탑승해 레저활동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청소 로봇 중에서도 실질적인 수요로 창출 필요성을 입증하고 있는 수중 로봇들에 대한 연구가 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 등 해양선진국에서는 이미 1970년대 이전부터 수중 로봇의 상용화 노력이 시작되었고, 우리나라는 2013년 국토해양부가 추진한 해양개발용 수중건설로봇 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수중 로봇 연구가 본격화되었습니다.
2021년 프랑스 기업 이야디스(IADYS)가 개발한 해상로봇인 젤리피시봇(Jellyfishbot)은 항구주변에 떠다니는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컨트롤러를 활용한 원격조종 전통 모터 방식으로 초보자도 쉽게 다룰 수 있고, 여행가방 정도 크기로 청소부가 접근하기 어려운 모서리와 좁은 공간에 들어갈 수 있어 항구에 떠있는 비닐이나 스티로폼, 음표수병 등을 손쉽게 수거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남부 카시스항 선착장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일본, 노르웨이 등으로 수출되어 세계 곳곳의 해상 쓰레기를 줄여나가고 있습니다.
2018년 네덜란드 해양기술회사인 란마린 테크놀로지(RanMarine Technology)는 바다 폐기물을 찾아내고 청소하는 수중 드론인 웨이스트 샤크(Waste Shark)를 개발했습니다. 고래상어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웨이스트 샤크는 1히 충전으로 하루 8~10시간 정도 청소작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500kg 이상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주목을 받았는데요. 강, 바다, 항구 등 상관없이 운행이 가능하며 쓰레기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녹조 제거 및 수질 관련 데이터를 모아 수질 상태를 점검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2023년 4월 독일 슈튜트가르트 막스플랑크 지능시스템 연구소(MPI-IS·Max Planck Institute for Intelligent Systems)에서 개발한 로봇은 해파리를 닮아있습니다. 받아 설계되었는데요. 부드러운 실리콘 재질로 만들어진 8개의 촉수를 가지고 있으며 해파리처럼 몸을 수축하면서 물을 뿜어내는 방식으로 이동합니다. 해저에 가라앉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집, 운반하는 해파리로봇은 초당 최대 6.1c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으며, 소음 없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한 생태계를 방해하지 않고 수온, 염도, 해류 등의 환경 정보를 측정할 수 있다고 합니다.
네덜란드 스타트업인 테크틱스(Tech Tics)는 해변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줍는 비치봇(BeachBot)을 제작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연간 전 세계에 버려지는 담배꽁초가 4조 5천억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바닷가 모래사장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담배꽁초는 미세 플라스틱 재질로 분해되기까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되는데요. 비치봇은 해변을 자율주행하며 카메라 2대를 통해 장애물은 피하면서 모래사장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찾아 몸통에 설치된 쓰레기통에 넣습니다.
비치봇은 2025 CES에 신제품 ‘로보터틀’을 선보이기도 했는데요. ‘로보터틀(RoboTurtle)’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거북이를 모방한 로봇으로, 4개의 다관절 발과 자체 부력시스템, 등껍질 부분인 태양광 패널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땅과 바다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고, 다양한 해양 지형과 해류를 극복하며 환경적 악영향 없이 수중 탐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환경 보존뿐 아니라 생태연구, 재난 대응에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비치봇과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폐기물로 제품을 만드는 미국 로봇개벌 기업인 포오션(4Ocean)은 캐나다 해양기업 포랄루 마린(Poralu Marine)과 손을 잡고 해변에서 작은 플라스틱 폐기물 조각을 선별할 수 있는 비봇(BeBot)을 개발했습니다. 비봇은 모래사장을 달리기 위해 탱크에 쓰이는 무한궤도 바퀴(여러 개의 바퀴와 벨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땅에 닿는 면적이 넓어 장애물 돌파에 유리)를 적용했고, 태양광 전지가 부착되어 친환경에너지로 움직입니다. 시간당 3000㎡ 범위의 해변을 청소할 수 있는 이 로봇은 청소기의 원리로 모래 속 쓰레기들을 빨아들이는데요. 모래 안에 숨어 있는 담배꽁초나 병뚜껑, 플라스틱 폐기물, 일회용 쓰레기를 선별해 수집할 수 있게 제작되었습니다.
낮은 수중과 해변뿐 아니라 해저 쓰레기도 수거할 수 있는 로봇도 있습니다. 최근 유럽연합(EU)에서는 로봇과 자율주행, 드론을 활용한 해저 쓰레기 수거 프로젝트를 지원했는데요. 독일의 프라운호퍼연구소, 뮌헨공대, 델프트 공대 등 여러 기업과 기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바로 씨클리어(SeaClear)입니다. 실제 바다 쓰레기의 94%가 해저에 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현재는 드론과 무인잠수정을 이용해 수거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쓰레기 수거법이라 연구진은 말합니다.
씨클리어는 인공지능 무인 잠수정과 해저 탐사 및 쓰레기 수거용 드론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스로 바다에서 해저의 쓰레기를 찾고 식별해 수집하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자율주행 선박과 드론이 바다 속을 스캔하면 물속에 있는 수중 무인잠수 로봇이 쓰레기를 체크해 집거나 빨아들여 쓰레기를 모으게 됩니다. 심해의 암석과 쓰레기를 구분할 수 있는 씨클리어의 작업 깊이는 20~30m로, 상용화 전까지 식별 정확도와 수거능력 향상 등의 테스트를 개선해나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션클린업(The Ocean Cleanup)은 전세계 해양플라스틱 제로를 목표로 하는 비영리 단체로, 태양열을 이용해 매일 5만 kg~10만 kg의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무인 바지선이자 대형로봇인 ‘인터셉터’를 만들었습니다. 인터셉터는 강바닥에 정박해 있다가 물에 떠 있는 장벽(그물)을 이용해 쓰레기를 한 곳에 모으는데요. 이렇게 모인 쓰레기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올라가 쓰레기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쓰레기통이 차게 되면 위치추적과 알람을 통해 담당자가 쓰레기통을 교체하는 형식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요. 총 4대의 인터셉터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도미니카공화국에 배치되어 활동 중이며, 향후 5년 안에 세계에서 가장 오염이 심한 1,000곳의 인터셉터를 배치할 예정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율주행 및 원격 제어 기능 등 ICT 기술이 결합된 청소로봇을 사용하면 대규모의 쓰레기 처리 작업을 자동화하고, 정교하고 효율적으로 업무 수행을 통해 쓰레기 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더불어 인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도 작업이 가능해 안전성도 확보할 수 있죠. 청소와 더불어 환경 모니터링 및 데이터 수집 등을 통해 환경 문제를 예측하고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줍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데 기여하며 환경보호의 새로운 기술적 돌파구로 주목받고 있는 청소로봇. 지금부터 어떻게 활용해나가느냐에 따라 우리 미래의 모습에도 큰 차이가 생길 것 같은데요. 해양보호와 더불어 앞으로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을 통해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지구를 지켜갈 친환경 청소로봇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