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동료, 든든한 파트너를 넘어 친형제 같은 케미를 뿜어내는 박진현 책임과 김민상 책임은 질책이라는 독특한 격려와, 이 사람에게만큼은 질 수 없다는 경쟁심을 원동력 삼아 서로에게 자극이 되고 영감을 주는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만난 사이가 맞을까 싶을 만큼 티격태격하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서로를 생각하고 있는 두 사람의 흥미로우면서 묘한 우정 스토리를 들어보았습니다.
박진현 민상이는 17년도에 입사해서 올해로 8년 차에 접어들었어요. 골재영업팀에 있다가 조직개편으로 구매팀으로 왔고, 그때부터 함께 일한 지 5년 정도 됐죠. 주로 공사 계약, 자재 구매 등 전반적인 구매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민상 진현 책임님은 저보다 2년 더 빨리 입사한 10년 차로, 3살 많은 형입니다. 구매팀에서 저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구매팀원이 총 4명인데 팀 내에서 진현 책임님은 진중한 ‘둘째 아들’ 역할을 맡고 계십니다.
김민상 처음에는 조용한 편이신 줄 알았어요. 실제로 다른 분들과 있으면 그렇긴 한데 저와 있을 때는 편한지 그렇게 조용하지만은 않아요. 초반에 비슷한 또래끼리 회사 밖에서 자리를 가지면서 어울리다 보니 저랑 잘 맞는 면이 많더라고요. 둘 다 운동하는 걸 좋아해서 처음부터 거리감 없이 잘 지냈던 것 같아요.
박진현 민상이가 워낙에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이어서 사람들과 서글서글 잘 어울렸어요. 그래서 그런지 처음 봤을 때부터 어색하거나 서먹함이 전혀 없었어요. 첫인상부터 ‘이 친구 참 괜찮네’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마음은 지금까지 변함없습니다
박진현 헬스를 같이 해보자고 권유한 걸 계기로, 많게는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 세 번씩 함께 운동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자주 얼굴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밖에 없었죠. 헬스에 이어 러닝에도 자연스럽게 빠져들었고, 마라톤을 함께 뛰어보자고 제안하면서 러닝 크루에도 같이 가입하게 되었어요. 풀코스 마라톤 대회를 목표로 함께 준비했는데, 마라톤은 한 번 뛰면 보통 2~3시간이 걸리고, 대회를 앞두고는 30km씩 달리는 연습도 하다 보니, 어느새 아내보다 더 자주 보고,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더라고요.
김민상 전 예전에 운동을 즐기긴 했지만, 원래는 낚시처럼 정적인 활동을 더 좋아했거든요. 어떻게 보면 진현 책임님을 만나고 나서 운동을 본격적인 취미로삼게 된 셈이에요. 특히 한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 성격이라, 헬스를 하자고 했을 때도, 마라톤을 뛰자고 했을 때도 정말 열심히, 끝까지 해냈죠. 풀코스를 완주한 이후엔 산길이나 흙길처럼 자연 지형을 달리는 트레일 러닝에도 함께 도전했어요. 근데 항상 먼저 “같이 하자!”고 권유해놓고는, 정작 본인은 금세다른 새로운 운동을 찾아 떠나더라고요. 요즘엔 또 수영 배우고 계시잖아요. 살짝 발만 담갔다가 금방 빼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요.
박진현 하하하. 저는 권유를 하는 거죠. 같이 하면 좋고, 시너지도 생기니까요. 저는 시작, 민상이는 끝을 맡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김민상 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도전’이에요. 마라톤, 트레일 러닝, 수영까지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어떤 일을 추진할 때도 두려움이 없거든요. 그런 진취적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저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회사에서도 모르는 게 있으면 언제든 질문하라고 말해주고, 혹시 형이 몰라도 함께 배우면서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하죠. 실제로 그렇게 함께 일하다 보니 시너지가 생겼고, 저 역시 후임들을 대할 때 같은 마인드로 임하게 되더라고요.
박진현 민상이는 남다른 근성이 있는 친구에요.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사람이에요. 본인이 정한 목표를 향해서 어떤 변경이나 핑계도 없이 집요함과 근성으로 이뤄내죠.
김민상 성향이 비슷한 게 가장 큰 이유인 것 같아요. 그다음으로 꼽자면, 칭찬보다 더 강력한 ‘질책’이요. 한쪽이 운동을 게을리하면 “왜 안 하냐”, “나약하다”,“정신력이 약하다”, “그건 꾀병이다” 같은 말들이 격없이 오가요. 듣기엔 센 말 같지만, 서로를 잘 아니까가능한 거죠. 기록도 서로 줄이려고 경쟁 아닌 경쟁을 하다 보니, 아킬레스건이 다치거나 무릎에 물이 차도 그냥 참고 해내는 경우가 많아요.
박진현 민상이랑 저는 성격 자체가 뒤끝이 없어요. 같이 일하거나 대화하다 보면 감정이 격해질 때도 있는데, 그럴 땐 서로 시원하게 털어놓고 금방 풀어요. 사람마다 이런 부분은 다 다른데, 저희는 이런 게 잘 맞아서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김민상 마라톤에는 ‘서브-3(Sub-Three)’라는 말이 있는데, 2시간 59분 59초처럼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걸 뜻해요. 아마추어 러너들의 꿈이죠. 올해는 3시간 10분 안에 들어오는 걸 목표로 하고 있고, 점차 기록을 줄여서 언젠가는 서브-3를 달성하는 게 최종 목표예요. 참고로 형의 풀코스 기록은 4시간 20분입니다. 제가 조금 앞서 있죠? (웃음)
박진현 운동을 할수록 병원을 더 자주 가는 것 같아요. 마라톤 하다가 족저근막염이 생겨서 반년 넘게 병원에 다녔거든요. 그래서 마라톤은 민상이에게 넘기고, 저는 수영으로 종목을 바꿨어요. 지금 7개월 정도 배우고 있는데, 제 버킷리스트 중 하나가 바다 수영이에요. 그래서 올해 6월쯤 열리는 오픈워터 대회에 출전할 계획입니다.
박진현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제가 가끔 더 잘됐으면 하는 마음에 한마디씩 더 얹을 때가 있어요. 민상이 그런 성격이 아니라는 건 잘 아는데, 혹시라도 마음에 담아두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이제는 여자친구도 만나고, 결혼도 해야 하니까… 제가 시간을 너무 뺏지 않도록 노력해볼게요.
김민상 정말이죠? 이제 우리 주말엔 좀 각자 쉬어요. 운동 열심히 하는 건 좋지만, 이젠 형도 가정에 더 집중해서 형수님과 오붓한 시간 많이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앞으로는 아프지 말고, 원하는 일 다 잘 풀리길 바라요. 늘 옆에서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