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위키: 콘크리트 #14Q PHC 파일을 더 길게 이어서 사용할 수 있나요? |
건물의 기초를 담당하는 콘크리트 고강도 말뚝, PHC 파일은 구조물의 하중을 지지하고 이를 적절히 지반으로 분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지반이 약하거나 고층 건물일수록 더 깊이 관입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최소 5m에서 최대 15m까지 1m 간격으로 생산되고 있는 PHC 파일 두 개를 현장에서 직접 하나로 이어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이음 공법으로는 크게 파일의 끝부분을 서로 접합하여 용접하는 용접 이음(Welding Joint)과 볼트나 핀, 클램프 등을 사용해 조립식 또는 기계식으로 연결하는 무용접 이음(Non-Welded Joint)이 있습니다.
앞서 안전하고 튼튼한 건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건물의 하중을 지반으로 전달하는 말뚝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바로 그 역할을 수행하는 길고 동그란 모양의 고강도 콘크리트 말뚝인 PHC 파일(Pretensioned spun High-strength Concrete Pile)에 대해 소개해 드린 바가 있습니다. 기초공사 단계에서 구조물의 하중을 단단한 하층부 지반까지 연결하고 전달하는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대규모 공사일수록 지반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PHC 파일 시공은 각 공사 현장의 토양 상태와 구조물의 규모 및 특성을 면밀히 검토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데 PHC 파일의 길이는 최소 5m에서 최대 15m까지 1m 간격으로 생산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구조물의 규모가 크거나, 공사 현장의 지반이 약해 15m보다 더 깊은 지지 기반이 필요한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때는 파일을 이어서 사용하는데요. 이를위해 PHC 파일은 생산 단계에서부터 말뚝의 선단부에 강판을 부착함으로써 콘크리트 말뚝끼리 이음 시공이 얼마든지 가능하도록 만들어집니다.
PHC 파일의 관입 깊이는 명확한 수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구조물의 설계 및 시공 조건, 또 현장의 지반 상태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는 최소 관입 깊이를 파일 지름의 10배 이상으로 설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일반 아파트 및 토목, 플랜트 구조물 공사에서 가장 흔히 사용하는 PHC 파일인 중구경(500~600mm)과, 초고층 및 대규모 건축물에 주로 사용하는 대구경(700~1200mm)에 대입해보면 최소 5~12m까지의 관입 깊이를 확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효과적인 수평하중 및 수직하중을 위한 참고자료일 뿐 절대적인 규정이나 기준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여기에 더해 일반적으로 땅 속 깊은 지지층(풍화암, 연암 등의 암반)까지 충분히 도달하여 건물의 전체 하중을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최적의 깊이를 계산한 후 이에 맞게 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는데요. 이와 같은 기준을 추가 적용해 아파트 건설 현장에 PHC 파일을 관입하는 경우, 그 깊이는 보통 10m~30m 정도에 이른다고 합니다. 초고층 건물일수록 관입 및 근입 깊이는 더 깊어질 수밖에 없겠죠. 마치 망치로 못을 박듯이 PHC 파일은 항타기라는 전문 장비를 이용해 우리가 사용하는 지하 공간보다 훨씬 더 깊은 지층까지 수직으로 여러 개의 파일을 두들겨 단단하게 박아 고정시키고 있는데요. 파일의 종류나 현장 환경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보통 아파트 1개 동에 약 200개 이상의 파일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처럼 파일을 박는 깊이가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건물의 하중을 제대로 견디지 못할 수 있으므로 시공 과정에서 PHC 파일의 관입 깊이를 결정하는 일은 건물의 안전을 위해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17m 깊이까지 PHC 파일을 관입하기로 결정한 공사 현장에서는 10m짜리 PHC 파일과 7m짜리 PHC 파일을 각각 준비해 이를 연결하여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때 두 개의 PHC 파일을 잇는 다양한 이음 공법들 가운데 현장 상황에 맞는 한 가지 방식을 최종 선택해 적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PHC 파일의 이음 공법에는 크게 ‘용접 이음’과 ‘무용접 이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먼저, 용접 이음(Welding Joint)은 국내 대부분의 현장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이음 방식인데요. 두 개의 PHC 파일 끝부분에 위치한 이음부를 상하로 접합하여 용접하는 방식입니다. 일반적으로 반자동 아크용접 방식(와이어 송급 장치가 장착된 용접기를 사용해 용접기사가 용접 토치를 잡고 용접하는 방식으로, 와이어가 자동으로 공급되어 용접기사가 와이어를 일일이 교체할 필요가 없음)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수동 용접과 비교해 용접 작업의 작업 속도 등과 같은 효율성을 높이고, 용접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PHC 파일의 용접 이음 공법은 파일의 강도와 기능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영구적인 연결이 가능하다고 할 정도로 결합력이 매우 강한 편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높은 강도와 기밀성이 요구되는 현장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다만, 용접기사의 숙련도에 따라 용접 강도 및 품질에도 다소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시공 시간 역시 상대적으로 오래 걸립니다. 또, 강풍이 불거나 온도가 낮을 때(KS기준 초속 10m 이상의 바람이 불거나 기온이 5도 이하일 경우)는 용접 작업이 불가능해 공정이 지연되기도 하고. 용접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꽃으로 인해 화재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PHC 파일 이음 작업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들이 꾸준히 개발되고 있습니다.
반면, 무용접 이음(Non-Welded Joint)은 파일을 연결할 때 용접을 하지 않고 볼트나 핀, 클램프 등을 사용해 조립식 또는 기계식으로 연결하는 공법을 아우르는 말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주로 시공의 편의성이나 작업 시간 단축, 인건비 절감, 품질 향상 등을 목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 중 무용접 이음의 대표적인 공법이라 할 수 있는 볼트식 이음은 상하부 파일 사이의 연결판을 고장력 볼트로 고정해 응력을 유지하며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이와 비슷한 공법으로는 상부 파일 하단에 연결판을 볼트로 먼저 고정해두고 하부 파일 상단에 다시 볼트를 체결한 후 두 개의 파일을 결합해 클립을 수평 방향으로 타격하여 잇는 클립 체결식 이음이 있습니다. 또 이음부에 밴드를 덧대어 연결하는 밴드식 이음, 이음부에 철근을 보강하고 파일 내부에 콘크리트를 타설해 연결하는 충전식 이음 역시 무용접 이음에 해당됩니다.
이처럼 무용접 이음은 발전기나 용접기 등의 추가 장비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상대적으로 시공이 간편하고 경제적이고, 이음 부위의 파손이나 균열, 변형을 방지할 수 있어 품질 확보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용접 이음 공법을 사용할 경우 기상 상황이나 작업자의 숙련도 등 기타 외부 조건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도 일정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으며, 현장 관리 및 유지 보수 역시 용이합니다. 최근 무용접 이음은 용접 작업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용접 시 발생하는 폐기물(용접봉, 슬래그 등)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인 이음 공법으로 평가받으며 점차 그 비중을 넓혀가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