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위키: 콘크리트 #16Q 속이 텅 빈 콘크리트도 있나요? |
항만의 안벽이나 방파제, 교량 등의 수중 구조물과 그 기초를 구축하기 위해 사용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인 케이슨(Caisson)은 육상에서 미리 제작해 해상으로 옮긴 후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운반 및 설치 과정의 용이성과 작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속이 텅 빈 형태로 제작됩니다. 해상으로 운반된 케이슨은 침하 과정을 거쳐 흙이나 모래, 자갈 등으로 내부를 채워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속 채움 작업이 진행되는데,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슬래그를 케이슨 채움재로 사용합니다.

흔히 ‘콘크리트’라고 하면 우리가 떠올리게 되는 거대한 덩어리 형태를 떠올리는데요. 속이 텅 빈 콘크리트가 존재한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신가요?
프랑스어로 ‘박스’라는 뜻의 ‘케이슨(Caisson)’은 태풍의 영향으로부터 해안가 주변의 침수를 막아주는 방파제를 건설하거나, 바다와 육지를 연결하는 튼튼한 항만을 건설할 때, 혹은 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을 만드는 매립 작업을 할 때 꼭 필요한 핵심 구조물입니다. 주로 항만 안벽, 방파제, 교량 등 수중 구조물이나 그 기초를 구축하는 해양 인프라 공사를 위해 육상 또는 수상에서 만들어지는데요. 제작 단계에서부터 속이 텅 빈 중공(中空) 형태로 만들어진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럼 이렇게 케이슨의 속을 비워 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초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을 해상으로 옮겨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운반 과정에서 무게를 줄이기 위해 속을 비워 제작합니다.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만 내부를 채워 바다에 가라앉힐 수 있게 되므로 불필요한 공사 과정을 최소화하여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설치 공법에 따라서는 내부의 빈 공간을 현장 작업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즉, 케이슨의 운반이나 설치, 작업의 효율성, 비용 절감 등을 위해 속을 비운 형태로 제작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케이슨 제작 과정은 주로 육지에서 총 4단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가장 먼저 케이슨의 기초가 되는 바닥판(저판)을 콘크리트 타설 및 철골 작업을 통해 만들고, 다음으로 슬립폼 공법(Slip Form: 거푸집을 일정한 속도로 수직 상승시키면서 연속적으로 콘크리트를 타설해 구조물을 빠르게 완성하는 공법)을 이용해 거푸집을 설치하고, 콘크리트를 연속적으로 타설해 이음매 없는 일체형 구조물 형태의 벽체를 올립니다. 이와 같은 콘크리트 벽체 작업은 24시간 내내 쉬지 않고 이루어지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케이슨은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도록 하기 위한 양생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후 예인선 등의 선박에 싣거나 플로팅 독(Floating Dock)이라고 하는 대형 선박 거치 설비에 케이슨을 선적하여 진수 작업을 위한 준비를 마칩니다.
해상으로 옮겨지면 본격적인 운반 및 설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먼저 바다 위 진수장으로 완성된 케이슨이 옮겨지고, 원하는 지점에 케이슨을 고정시킵니다. 이후 케이슨이 선적된 플로팅 독에 물을 채워 가라앉히는 작업이 진행됩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 플로팅 독이 가라앉으면 케이슨은 부력에 의해 자동적으로 뜨게 되는데요. 이 상태에서 예인선을 이용해 케이슨을 끌어내고 정해진 위치로 이동시킨 후 별도의 설치 전용 바지선을 이용해 영구적으로 설치를 완료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바다에 성공적으로 거치된 케이슨의 내부를 흙이나 모래, 자갈 등으로 채워 구조물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속 채움 작업이 완료되면 비로소 모든 작업이 마무리됩니다.
최근 들어 전 세계 항만 구조물이 점점 대형화되고 있는 가운데, 케이슨의 설치 규모 역시 함께 커지고 있는 추세인데요. 케이슨 1개 함의 크기가 대략 폭 25m, 길이 43m, 높이 27m 정도이며 그 무게만 해도 무려 1만1천 톤 이상이라고 합니다. 이는 12층짜리 아파트 1개 동과 견줄 만큼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것으로, 이와 같은 초대형 구조물을 해상으로 안전하게 운반하고 설치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필수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한편, 케이슨의 내부 공간을 채워 구조물의 중량을 늘림으로써 외부 하중에 대한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재료인 ‘채움재’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주로 모래나 자갈, 사석 등을 사용해오던 것을 철강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고로슬래그나 전로슬래그 등을 혼합해 사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삼표그룹의 ㈜에스피네이처 역시 케이슨 채움재용 철강 슬래그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자원순환성 향상 및 지역 환경오염 감소 등의 효과를 인정받아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 유지하고 있습니다. 천연골재 대신 케이슨 채움재용 슬래그를 사용하면, 골재 채취에 따른 환경 부하를 최소화 할 수 있고 산업 부산물 재활용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 슬래그는 천연골재보다 비중이 높아 더 큰 중량을 확보할 수 있어 구조물의 안정성도 높아지죠. 강성과 내마모성도 우수해 해수, 파랑 등 외부 환경에 노출되어도 열화속도가 느려 지는 등의 장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