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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스토리

하늘을 향해 쌓는 건축물의 비용, 그리고 도시의 미래

2026-10-08

하늘을 향해 쌓는 건축물의 비용, 그리고 도시의 미래

어떤 건축물의 층수를 2배로 올려 짓는다고 가정했을 때, 그 비용 또한 단순히 2배 높게 잡으면 될까요? 한양대학교 신성우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대 중반 기준 50층 규모 건물 한 동을 건설하는 데에는 약 3천억 원,여의도 LG트윈타워처럼 동일한 50층 건물을 두 동으로 구성할 경우 총 공사비는 약 6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하는데요. 높이를 더해 10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건설할 경우, 필요한 건축비는 약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50층 1개 동 공사비(3,000억 원)와 비교하면 층수는 2배 높아졌는데 비용은 무려 5배나 늘어나는 셈입니다. 

초고층 건축물은 단순히 ‘높은 건물’이 아닙니다. 구조·시공·설비·안전 전반에서 일반 건축물과 질적으로 다른 기술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되는 건축 유형입니다. 건물이 높아질수록 풍하중, 지진하중 등 고려해야 할 구조적 요소가 늘어나고, 특수 구조 시스템과 고성능 자재, 고난도 시공 기술이 필수적으로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공사 난이도가 크게 상승하며 공사비가 선형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높이에 따라 할증이 발생하게 되죠. 

공사비 급증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우선 건물 전체 하중 증가로 인해 기둥, 코어월 등 주요 구조체의 두께가 크게 늘어나며, 풍하중에 대응하기 위해 아웃리거, 벨트트러스 등 특수 구조 시스템이 적용됩니다. 또한 증가하는 엘리베이터와 계단실, 30층마다 요구되는 피난안전구역 등 제도적 요건도 건축비 상승 요인입니다. 여기에 고층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운영, 자재 고층 운반에 따른 시공 생산성 저하 등 간접 비용 역시 무시할 수 없는 부담으로 더해집니다.

이 중 건축비에 가장 큰 영향은 미치는 요소는 하중에 대응하는 구조 설계와 이에 따른 부재 단면 확대, 콘크리트 및 철근 물량 증가라고 할 수 있는데요. 「초고층 건축물의 층수에 따른 개략공사비 예측 모델」(이택인, 2019)에 따르면, 초고층 건축에서 공사비 증가는 골조 공사에서 가장 크게 발생하며, 재료비 할증이 총 공사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물량이 증가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고강도 콘크리트와 고강도 철근 등 고성능 재료 사용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초고층 건축물의 층수에 따른 개략공사비 예측 모델」(이택인, 2019)

예를 들어 고강도 콘크리트 제조에 사용되는 혼화재 실리카흄은 콘크리트의 점성을 풀어주는 역할을 해 높은 곳까지 콘크리트 압송이 필요한 초고층 건축에서 중요한 재료지만, 일반 시멘트 가격의 약 10배에 달하는 고가입니다. 여기에 기초·저층부·고층부 등 부재 위치에 따라 서로 다른 강도의 콘크리트가 적용되며 배합 설계와 품질관리 부담이 커지고, 각종 시험 비용 또한 추가됩니다. 수백 미터 높이까지 콘크리트 압송을 위해 혼화제 사용 등 슬럼프 유지 기술과 고성능 펌프 등이 필요한 것도 고강도 콘크리트의 사용과 관련된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건축비가 급증하는 6가지 주요 요인

  1. 구조체 두께 및 특수 구조 시스템 증가 (풍압·하중 대응)
  2. 수직 자재 양중 및 타워크레인 운용 간접비 상승
  3. 고강도 콘크리트 및 특수 혼화재 재료비 증가
  4. 엘리베이터 코어 및 피난안전구역 설치로 인한 전용률 감소 등 제도 요건 
  5. 골조공사 자재 할증 및 공기 연장에 따른 금융 비용
  6. 기후·안전 변수 등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 관리 비용

 

 

비용을 넘어선 선택: 초고층 개발의 전략적 판단

비용이 이렇게나 많이 드는데도 초고층 빌딩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근본적인 답은 토지에 있습니다. 초고층이 추진되는 곳은 대부분 도심 핵심 입지나 한강변처럼 땅값이 매우 비싼 지역입니다. 같은 대지 위에 얼마나 많은 면적을 올리느냐가 사업성을 좌우하는 구조에서, 가치 극대화를 위한 수직 개발이 핵심 조건이 됩니다.  

두 번째 이유는 도시 상징성과 랜드마크 효과입니다. 초고층 건축물은 그 자체로 도시의 얼굴이 되며 지역의 위상을 단숨에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데요. 이는 단순한 이미지 제고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기업 유치, 관광 수요 창출, 분양가와 임대료 상승 등 실질적인 경제 효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초고층 건축물은 도시 정책 및 공공기여와도 밀접하게 연결되는데요. 대규모 공공공간 조성, 교통 및 기반시설 개선을 전제로 용적률 상향이나 높이 완화가 허용되는 구조로, 민간은 추가 연면적을 확보해 사업성을 높이고 지자체는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이 형성됩니다.
세 번째는 복합개발과 기능 집적의 효율성입니다. 초고층 건축은 주거 · 업무 · 상업 · 문화시설 등 다양한 도시의 기능을 하나의 건축물 또는 단지 안에 수직적으로 구성합니다. 이는 직주 근접을 비롯해 24시간 활력이 유지되는 ‘작은 도시’를 완성하죠.
마지막으로 희소성과 프리미엄의 창출입니다. 초고층 건축은 기술, 자본, 입지 조건이 모두 충족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공급 자체가 제한적입니다. 따라서 고층부 오피스, 고급 주거, 호텔, 전망대 등은 프리미엄 상품이 되며, 특히 조망이 가치로 직결되는 입지에서는 고층 공간이 전체 사업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초고층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은 설계사, 시공사, 자재·솔루션 기업 모두에게 강력한 트랙 레코드가 되어 이후 국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결정적인 경쟁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일부 초고층 프로젝트는 단기 수익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전략적 투자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초고층 건축은 많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추진되는 비합리적 선택이 아니라, 특정 입지와 도시 맥락에서는 합리적인 해법이 되는 고비용·고난도 선택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지 가치, 상징성, 복합 기능, 정책 구조가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초고층 건축은 비로소 추진 동력을 확보하며, 조건이 충족되는 소수의 프로젝트만이 실행으로 이어진다.

서울 초고층 개발의 두 축, 잠실과 여의도 

서울에서 초고층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잠실과 여의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잠실은 롯데월드타워(2017년 준공)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555m 높이의 랜드마크 하나가 서울 외곽의 주거지역을 스포츠·엔터테인먼트·관광·비즈니스가 결합된 독립적인 광역 거점으로 탈바꿈시킨 것이죠. 

여의도는 63빌딩이라는 원조 초고층 빌딩에서 시작해, IFC서울(2012년)과 파크원(2020년)이 자리 잡으며 ‘국제 금융 및 복합 업무 거점’으로 지역 정체성을 구체화했습니다. 이러한 성공 흐름은 서울시의 ’35층 높이 제한 완화’ 및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의 도시공간 혁신 정책과 맞물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압구정2구역(최고 65층), 여의도 시범아파트(59층), 성수전략정비구역(최고 69층) 등 한강변 스카이라인이 대대적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2017년 준공된 롯데월드타워는 높이 555m, 123층의 슈퍼톨 빌딩으로 서울을 대표하는 상징적 초고층의 역할을 수행하며 도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강남의 동쪽 끝에 위치한 대규모 주거지역이었던 잠실은 롯데월드타워 이후 독립적인 광역 중심지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서울 외곽에서의 유입수요도 급증했습니다. 이로 인해 잠실은  스포츠·엔터테인먼트·관광·비즈니스 기능이 결합된 도시 거점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한편 63빌딩이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초고층 빌딩이 위치한 여의도 지역의 정체성은 IFC 서울과 파크원으로 이어집니다 이들은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압도적 높이보다는 업무 ·상업 기능의 집적을 통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12년 완공된 IFC 서울은 여의도를 명실상부한 국제금융지구로 만들었습니다. 여의도에 부족했던 글로벌 스탠다드급 업무 환경을 제공하며 외국계 금융사와 글로벌 기업 유치의 핵심 기반이 되었죠. 2020년 완공된 파크원은 IFC 이후 여의도 지역의 가능성을 한 단계 확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규모 오피스 타워 2개 동과 더현대 서울, 페어몬트 호텔을 결합해, 여의도를 단순한 금융업무 지구가 아닌 업무·소비·문화가 공존하는 복합 도심으로 거듭나게 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도시 전체를 대표하는 상징적 랜드마크로서  관광·이미지·브랜드 가치가 중심이라면, 여의도 IFC와 파크원은 지역에서의 역할에 중심을 둔 랜드마크로서 업무·도시 운영 효율이 중심에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아니라 해당 지역이 서울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 공간적으로 구현한 결과이며, 곧 서울이 하나의 중심이 아닌 여러 개의 중심으로 진화해온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성수, 용산 등에서 초고층 복합개발이 논의되는 것도 각 지역이 도시의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는 과정에서 각자의 랜드마크를 필요로 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추진 성황 

최근 한강변 아파트를 중심으로 초고층을 포함한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서울시가 유지해왔던 35층 높이 제한이 완화되면서, 한강변과 핵심 입지의 정비사업 단지들이 사업성을 극대화하고 상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고층·초고층 설계를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강남구 압구정동입니다. 압구정2구역은 최고 66층 2개 동을 포함해 2,381세대 규모로 재건축이 추진됩니다. 압구정3구역 또한 65층 2개 동 세부개발계획이 제시되었고, 4구역과 5구역에서도 초고층 동을 포함할 계획을 발표해 압구정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삼표 글로벌 랜드마크 프로젝트 조감도 ⓒ 삼표그룹

강북 지역의 대표로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있습니다. 성수는 서울숲과 한강을 동시에 끼고 있는 입지를 바탕으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트리마제 등 고급 주거가 자리잡았고, 상업·업무 기능이 급격히 발달하면서 서울 동북권의 새로운 중심으로 부상해 초고층 개발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의도 역시 초고층 재건축이 집중되는 지역입니다. 시범아파트의 59층을 필두로 한양·진주아파트 57층, 삼익·은하 56층 등 다수의 재건축 단지들이 50층 이상의 계획을 확정하거나 수립 중에 있습니다. 여의도는 금융 중심지라는 기존의 역할에 더해 초고층 아파트를 통해 매력적인 주거지역이라는 위치를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초고층 재건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거나 검토 중인 단지들은 대부분 한강변 또는 서울의 핵심 입지에 위치해 있으며상징성 강화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초고층으로 재편되는 성수

성수동은 현재  서울에서 도시 개발이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지역입니다. 크래프톤, 무신사, SM엔터테인먼트 등 여러 기업이 성수동에 거점을 마련했으며, 알스퀘어의 2024년 분석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약 20만 평 규모의 업무시설이 2027년까지 신규 공급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기존 3대 오피스 권역인 CBD, GBD, YBD에 더해 새로운 핵심 오피스 권역으로 성수업무지구(SBD)가 자리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큰 상황인데요.

삼표산업 성수 공장 철거 전후 ⓒ삼표그룹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표 글로벌 랜드마크 프로젝트가 성수동 개발의 정점을 찍는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존 삼표 레미콘 공장 부지를 초고층 복합단지로 전환하는 사업으로, 최고 81층 규모의 초고층 주거동과 업무 복합동이 들어서며 주거· 오피스·상업·문화·숙박 기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단지가 구성될 예정입니다.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건축물 자체에 머물지 않고, 도시 인프라와의 유기적 연계를 핵심 전략으로 삼는 점인데요. 서울숲과 성수 일대를 연결하는 보행 및 공간 네트워크 강화, 교통혼잡 완화를 위한 기반시설 개선, 지역과 공존하는 공공공간 확보가 개발 계획에 포함돼 있습니다. 더불어 스타트업과 혁신 기업을 위한 유니콘 스타트업 허브 조성도 계획되어 있는데요. 과거 제조·물류 중심의 과거 산업지를 거쳐 현재 ‘힙’한 소비상권 및 문화 중심지로 성수동이 업무·문화·주거 기능이 결합된 미래형 도시로 전환되는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주변 중·고층 개발 기준 상향, 성수·뚝섬·서울숲 일대의 업무시설 비중 확대, 동북권 내 추가적인 랜드마크 개발 논의 촉진 등 삼표 글로벌 랜드마크 프로젝트는 단일 사업을 넘어 연쇄적인 도시 재편의 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본 아티클은 삼표마켓리서치센터에서 발행한 「초고층 개발의 비용과 도시적 가치」 보고서를 발췌·재구성하였습니다. 관련 세부 분석 및 상세 자료는 삼표마켓리서치센터 리포트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