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쌓아 지키는 자연, 한 코 한 코 엮어 가는 우리의 추억

한 땀 한 땀 쌓아 지키는 자연, 한 코 한 코 엮어 가는 우리의 추억

 

상품 제작 시 발생한 자투리 재료는 대부분 별다른 쓰임새를 찾지 못하고 쓰레기로 버려집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산업폐기물로 소각되는 과정에서 각종 환경 호르몬과 유해 물질을 배출하기도 하는데요. 한때 양말목도 지구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산업폐기물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양말목 공예’가 발전하며 쓰레기 대신 어엿한 공예 재료로 탈바꿈했습니다. 폐기물 업사이클링의 새로운 가치를 체험해보고 싶은 삼표피앤씨 콘크리트기획팀 유희연 대리가 외국인 새언니와 함께 양말목 가방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돈을 주고 버리던 쓰레기, 공예 소재가 되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유희연 대리와 그의 새언니 Olechka(이하 올랴)가 업사이클링 공예인 양말목 공예를 체험하기 위해 대학가의 한 공방을 찾았습니다. 아기자기한 공방에는 티코스터, 방석, 가방, 인형 등 다양한 작품이 즐비해 있었는데요. 낯선 공간을 훑어보는 두사람의 모습에는 기대와 긴장이 공존했습니다.

“평소 친환경 활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플라스틱 배출을 줄이는 노력 외에도 업사이클링 공예로 어떻게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는지 궁금해 참여하게 되었어요. 또, 이런 기회에 새언니와 좋은 시간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요.”

두 사람이 고심 끝에 선택한 작품은 가방. 유 대리는 양말목 공예가 초보자에게 어렵지 않은지 확인하며, 가방을 만들고 싶은 새언니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전달했습니다. 가방 제작에 앞서 공방 선생님이 양말목 공예를 설명했습니다.

양말목은 이름만 들으면 모두 발목 부근을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발가락 부근인 양말 앞코를 재봉하고 떨어져 나온 가윗밥(천)을 뜻합니다. 한때 나무 기둥을 지지해주는 용도 외에는 쓸모가 없어 돈을 주고 버리던 산업폐기물이었는데, 소규모 양말 공장의 아주머니와 할머니들이 양말목으로 바구니를 짜던 게 전해지며 하나의 공예로 발전했다고 하는데요. 돈을 주고 버리던 폐기물이 이제 돈을 주고 사는 공예 소재가 된 것입니다.

게다가 양말목 공예는 양말목 재료와 손만 있으면 가능할 만큼 쉽습니다. 핸드니팅이라 불리는 손뜨개질과 비슷한 원리지만, 뜨개질처럼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편이라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게 장점이죠. 또한 액체를 잘 흡수하는 데다 여러 번 빨아 쓸 수 있어 생활용 소품뿐만 아니라 아이들 인형, 반려동물용품으로 제작하기에도 좋습니다.

두 사람은 제일 먼저 밑판 뜨기부터 시작했는데요. 머리 끈처럼 동그란 양말목을 두 번 꼰 후, 또 다른 양말목으로 엮어 사슬뜨기를 하는 것. 초보자인 두 사람에게 다소 생소한 과정이었지만 선생님의 시범을 보곤 금세 한 단을 만들어 내더니, 꽈배기 모양의 고리 밑구멍으로 양말목을 추가하며 제법 능숙하게 밑판을 만들어갔습니다. 업사이클링의 뜻깊은 의미와 함께 내 손으로 정성껏 만들다 보니 어느새 애착이 갈 수밖에 없겠죠. 유 대리도 마찬가지였을까요? “내 손으로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정성만큼 가보로 간직해야 할 것 같다”며 나중에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자고 농담하자 새언니 올랴가 긍정의 미소를 건넸습니다.

 

그린 워싱이 아닌 진짜 환경을 생각한 리사이클링

가방의 밑판과 옆면을 뜨고 난 후, 기둥을 세우듯 옆면을 연결하여 세우는데요. 이때 사용한 양말목의 두께와 소재, 작업자의 스타일에 따라 높낮이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가볍게 한줄을 풀거나 쌓으면 됩니다. 옆면을 연결하는 실에 포인트를 줄 수 있기도 합니다.

“나만의 가방을 만들 수 있는 게 매력적이에요. 양말목의 재질, 컬러 등도 다양하니 각자 개성이 드러나는 것 같고요.” 유 대리가 실의 매력을 언급하자 선생님은 “최근 양말목 공예가 활발해지자 양말목 공예를 위한 양말목을 만드는 그린 워싱이 늘어나고 있어요. 환경에 유해함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한 그린 워싱 양말목은 구매하지 말아야 해요”라며, 손잡이나 마무리도 부자재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양말목 공예가 말하는 ‘새활용(업사이클링)’의 취지에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손을 부지런히 놀리는 한편, 오순도순 담소를 나누자 어느덧 손잡이까지 마무리됐는데, 집중력을 발산하며 양말목 공예의 매력에 푹 빠진 새언니 올랴가 조심스레 묻습니다. “저 꽃도 만들 수 있나요?” 꽃 두 송이를 마무리하자 각자 색깔이 드러나는 작은 토트백이 만들어졌습니다.

버려지던 소재를 이용해 아름답고 귀여운 토트백을 완성하니 두사람 모두 얼굴에 뿌듯함이 가득했는데요. “처음에 버리는 천을 활용해 얼마나 근사한 게 나올까 의심했어요. 그런데 너무 예쁘고 실용성도 있네요. 게다가 본드나 부자재 없이 매듭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니 신기해요. 추워지는 가을, 겨울에 잘 들고 다닐 것 같아요.” 타국에서 온 새언니 올랴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할머니가 머플러, 이불, 러그 등을 만드는 것은 많이 보았지만, 가방은 처음 봤어요. 너무 잘 쓸 것 같아요. 집 인테리어 소품도 좋고, 나중에 아이를 가지면 애착 인형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오늘 체험은 새활용의 세계를 새롭게 바라본 기회가 되었습니다. 버려지는 자원을 순환시키는 동시에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하기에 근사한 제품으로 변신시킬 수 있음을 두 사람의 눈으로 목격했죠.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처럼 그들이 만든 가방을 아이들에게 물려주는 날이 온다면, 새활용의 가치는 더욱 빛이 날 것입니다.

양말목공예,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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