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위키: 철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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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의 바퀴와 레일을 강철로 사용하는 이유는 ‘마찰’ 때문입니다. 강철로 만든 바퀴와 레일 사이에서는 마찰이 적어 많은 사람이나 물건을 운송하기에 좋습니다.
자동차, 비행기, 오토바이, 자전거 등 다양한 이동 수단을 살펴보면 모두 고무 타이어로 된 바퀴를 사용합니다. 운송수단 중 유일하게 기차만 강철 바퀴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마찰’ 때문입니다. 마찰은 서로 접촉하고 있는 물체에 힘을 가했을 때 움직임을 방해하는 정도를 뜻하며, 이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 ‘마찰계수’인데요. 강철 바퀴와 강철 레일 사이에 작용하는 마찰계수는 자동차의 고무 타이어와 아스팔트 사이에 발생하는 마찰계수보다 훨씬 작습니다. 마찰계수가 작으면 힘도 적게 들고, 이동이 쉽습니다. 때문에 철도는 사람이나 물건을 나르는 데 쓰는 힘이 고무바퀴와 아스팔트가 마찰되는 자동차에 비해 1/2 정도밖에 소모되지 않습니다. 무거운 짐을 빠르게 이동해주는 가장 효율적인 운송수단인거죠.
마찰계수가 적어 생기는 기차의 약점도 있는데요. 바퀴와 레일이 잘 미끄러지기 때문에 열차는 순식간에 속도를 높이거나 갑자기 멈추기가 어렵습니다. 빙판 위에서 스케이트를 빠르게 타다가 급히 멈추기 어려운 원리와 같습니다. 기차는 속도를 낮추거나 정지하려면 자동차에 비해 훨씬 긴 거리가 필요하므로 기찻길과 자동차 도로가 만나는 교차점에서 자동차보다 기차를 먼저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또, 강철 바퀴와 강철 레일 사이가 미끄러지듯 운행되는 만큼 기차가 기찻길을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차는 안정적인 운송수단으로 꼽히며 레일을 벗어나는 일이 거의 없는데요. 마찰계수가 적은데도 안전하게 운행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비밀은 바퀴와 기찻길에 있습니다.
기차의 바퀴는 마치 중절모를 옆으로 세운 듯한 모양을 띠고 있습니다. 일반 바퀴와 다르게 중절모의 챙처럼 안쪽이 튀어나온 형태인데요. 튀어나온 바퀴 부분을 ‘플랜지’라고 하며, 플랜지는 바퀴가 레일에 걸리게 하는 지지대 역할을 해 바퀴가 레일을 넘어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플랜지를 제외하고도 바퀴 모양은 독특한데요. 자세히 살펴보면 바퀴의 바깥쪽과 안쪽의 지름도 다릅니다. 커브를 돌 때 기찻길의 길이가 안쪽이 짧고 바깥쪽이 길다는 원리를 바퀴에도 적용해 부드럽고 안정적인 곡선 주행을 돕습니다.
원심력이 너무 커지면 바퀴로만 해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플랜지도 원심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퀴가 탈선할 수 있는데요. 이때 레일의 ‘캔트’가 원심력을 줄여 줍니다. 캔트는 곡선코스의 바깥쪽 레일을 안쪽보다 살짝 높여주는 경사를 뜻하는데요. 그 기울기는 곡선 반경, 레일을 주행하는 기차의 운행속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과학적으로 설계합니다. 또한, 늘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레일의 궤간(폭)도 곡선 레일에서는 살짝 넓혀 부드럽게 운행하도록 도와줍니다.
이외에도 기차의 안정적인 주행을 위한 기술도 함께합니다. 과속 방지 장치, 흔들림 감지 센서 등은 기관사의 오조작으로 인한 과속, 비정상적 흔들림에 대처해 속도를 줄이고, 열차 선두 차량 앞쪽에 장애물 제거기를 설치해 기찻길 위 장애물을 바깥으로 치우며 운행해 기차의 탈선을 막아냅니다.
한편, 레일은 강철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용에 따라 표면의 결함, 마모 등이 발생하는데요. 표면 결함과 마모는 바퀴와 레일 사이의 마찰력을 높이고 안정적인 주행을 방해해 연마작업을 통해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연마는 거칠어진 레일 표면을 다듬는 작업으로, 정밀하게 갈고 닦아내는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철도엔지니어링 전문기업 삼표레일웨이는 2013년부터 30석 1대, 24석 2대, 8석 1대 등 총 4대의 연마 차량을 차례로 도입해 운행해 국내 고속철도부터 지하철과 경전철 노선의 기찻길까지 꼼꼼히 연마해 국내 철도의 안전을 지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