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삼표위키

삼표위키: 기차의 ‘덜컹 덜컹’ 소리, 왜 KTX 탈 땐 들리지 않을까요? 

2024-12-12

 

삼표위키:  철도 #6

Q 기차의 ‘덜컹 덜컹’ 소리, 왜 KTX 탈 땐 들리지 않을까요? 

지하철과 같은 도시철도, 무궁화, 새마을호와 같은 일반열차를 탈 때마다 ‘덜컹’ 거리는 소리와 진동을 느낄 수 있는데요.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는 KTX에서는 이런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는 일반 열차와 KTX에서 사용하는 레일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데요. 일반열차의 경우 20m, 25m 길이의 짧은 레일을 살짝 간격이 벌어지게 설치하고, KTX의 경우 최대 2km에 달하는 긴 레일 사이를 사선으로 연결해 충격과 소음 발생을 최소화합니다.

지하철이나 무궁화호를 타게 되면 덜컹거리는 소음이나 흔들림이 느껴지지만, KTX에서는 이런 소음이나 진동을 덜 느끼게 되는데요. 이 차이는 바로 레일에 있습니다. 공장에서 제작되는 레일은 도시철도 기준으로 20m, 광역철도나 일반열차로 25m의 길이로 제작됩니다. 이 레일을 정척레일이라고 부릅니다. 이 정척레일을 부설할 때는 레일과 레일 사이를 이어 붙이지 않고 조금씩 간격을 둡니다. 레일의 특성상 여름과 겨울, 온도 변화로 팽창하거나 수축하기 때문에 길의 변형을 막기 위해 약간의 틈을 두는 것인데요. 이 틈을 지나갈 때 덜컹거리게 됩니다.

반면 고속철도인 KTX에서는 소음과 진동이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장대레일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장대레일은 철도 부설 현장에서 산화철과 알루미늄가루를 섞어 만든 테르밋이라는 소재로 공장에서 만든 정척레일을 용접해 200m 이상, 최대 2km까지 이어 설치한 긴 레일을 의미합니다. KTX에 장대레일을 적용하는 이유는 기차가 고속으로 운행하기 때문인데요. 이음새가 많으면 고속 운행 시 충격, 소음, 진동이 더 자주, 더 크게 발생합니다. 이 충격음과 진동은 승차감도 좋지 않을뿐더러 마모와 고장의 원인이 되며 안전 문제의 발생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에 장대레일처럼 긴 레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장대레일도 최대 2km까지만 제작되므로 레일과 레일 간의 연결 부분이 발생하는데요. 온도에 의해 선로가 변형될 수 있어 장대레일에도 이음매를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정척레일처럼 양끝이 잘린 채 틈이 있다면 똑같이 충격음이 발생하기 때문에 장대레일에는 새로운 구조의 신축이음매를 도입했습니다. 신축이음매는 뱀의 혀처럼 길고 뾰족한 텅레일(tongue rail)을 서로 맞붙인 구조로, 사선으로 맞붙어 연결되어 있어 간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충격음이 발생하지 않고 부드럽게 운행됩니다.

장대레일은 부설 시 기온도 중요한데요. 날씨 변화에 영향을 덜 받는 밀도 높은 고탄소강으로 만든 장대레일이라 해도 기온 변화에 따른 신축은 발생합니다. 그래서 최저 온도인 영하 20도와 최고 온도인 영상 60도의 중간에 해당하는 영상 20도 정도에서 레일을 깝니다. 만약 이보다 기온이 낮은 겨울에 부설하면 무더위 시기 레일에 변형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또한 여름철 무더위가 지속되면 엿가락처럼 늘어나는 장출 현상이 발생하기 쉬운데, 레일을 잡아주는 힘이 약하면 장대레일이 심하게 휘거나 솟아오를 수 있어 부설할 때부터 침목을 무겁게 만들거나 자갈을 많이 깔아 레일을 단단히 고정시킵니다. 또한 반경 600m 미만의 곡선 구간, 25m가 넘는 무도상 교량, 레일 밀림 현상이 심한 구간 등에는 장대레일을 부설하지 않도록 합니다.

한편, 장대레일은 여름을 맞이하기 직전인 4, 5월경 유지보수 단계를 거칩니다. 바로, ‘장대레일 재설정’이라는 건데요. 레일을 단단하게 고정한 체결장치를 풀어서 레일이 자유롭게 신축하도록 둔 후, 레일을 특정 온도로 가열한 후 다시 연결 및 부설하는 작업입니다. 레일을 32℃로 가열한 후, 28℃에 도달했을 때 식기 전에 체결하는데요. 이 작업은 지난 여름과 겨울, 온도 변화로 인해 늘어나고 줄기를 반복하며 변형된 레일을 다시 원래대로 복구시키기 위한 과정입니다.

기차레일, 이음매, 장대레일, 정척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