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위키: 골재 #6Q 대체골재란 무엇인가요? |
자연 상태의 모래나 자갈 등을 파쇄해 사용해오던 천연골재의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등장한 대체골재는 발생원에 따라, 제조 공정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뉘어 생산됩니다. 이 중 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전로슬래그를 콘크리트용 잔골재로 만든 동슬래그 골재, 풍쇄 슬래그 골재가 천연골재와 비슷한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으며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는데요. 특히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는 실험결과까지 발표되면서 적극적인 활용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아파트와 고층 빌딩, 대형 쇼핑몰 등 수많은 콘크리트 건물들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도시의 발달과 인구 증가로 인해 건물은 점점 더 초고층화,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콘크리트의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었고, 또 그만큼 콘크리트의 뼈대 역할을 하는 골재 역시 나날이 그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제 충분한 천연골재를 수급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미 하천의 모래나 자갈 등은 고갈 상태에 이르렀고, 대신 석산을 개발해 천연 상태의 암석이나, 공사 현장에서 발견되는 암석 등을 파쇄한 후 선별, 세척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처럼 하천이나 산림 등 자연 상태의 모래 또는 자갈을 파쇄해 생산해오던 공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하는 천연 골재를 대신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생원에 따라 각기 다른 공정을 거쳐 생산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골재들을 ‘대체골재’라고 부릅니다. 대체골재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폐콘크리트를 활용한 순환골재를 비롯해 발생원이 각각 다른 종류의 골재들을 혼합해 사용하는 혼합골재, 고로 슬래그나 점토 등 산업부산물로 만드는 인공 경량 골재 등이 모두 포함됩니다. 특히 천연골재와 입도와 강도, 안정성 등의 측면에서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슬래그 골재의 활용이 늘어나는 추세인데요. 최근에는 발전소나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부산물 중 하나인 전로슬래그를 풍쇄 공정으로 처리해 콘크리트용 잔골재로 만든 동슬래그(Copper Slag) 및 풍쇄 슬래그(PS Ball)가 천연골재의 부족현상을 해결하고, 동시에 석산 개발 억제, 골재 채취 및 가공 공정에 소요되는 에너지 절약 등 환경적 측면에서도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구리 즉 동을 제련(製鍊)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수쇄(水碎) 또는 서랭(徐冷) 등의 방식으로 입도를 조절해 재가공한 것이 동슬래그 골재입니다. 쉽게 말해 고체에서 액체 형태가 된 슬래그를 물 또는 공기로 급격히 냉각시키거나 공기 중에서 서서히 냉각시키면서 동슬래그 골재를 만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풍쇄 슬래그 골재는 동슬래그 골재와 유사하지만, SAP(Slag Atomizing Plant)공정을 통해 급속 냉각하여 입자화되는 슬래그를 말합니다. 동슬래그와 풍쇄슬래그는 구성 물질인 성분과 함량은 거의 같으나, 분자 구조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외에도 연광석의 제련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연 슬래그 골재(LS), 페로니켈과 동시에 생성되는 용융 슬래그를 활용한 페로니켈 슬래그 골재(FNS) 등도 모두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슬래그를 활용해 비슷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대표적인 대체골재들입니다.
동슬래그 및 풍쇄슬래그 골재의 주성분은 철(Fe)로, 40% 이상을 차지하며 그 외 이산화규소(실리카)와 미량의 산화칼슘, 산화마그네슘 등을 포함한 안정적인 산화물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입형 및 입도 역시 일반 천연골재와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기타 물리적 특성 또한 동일한 수준입니다. 그간 전문가들의 수많은 연구와 실험을 거친 결과 강도와 흡수율, 슬럼프 등의 측정값에서도 천연골재와 비슷한 수준의 품질과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대체골재를 활용하여 중량을 높인 몰탈 제품을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 바닥 공사에 시공할 경우, 층간소음 저감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는 실험결과가 발표되면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요. 일반 잔골재에 비해 높은 비중(Specific Gravity) 값을 가지고 있어 몰탈의 단위용적 중량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바닥 중량 또한 함께 늘어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진동 전달률은 낮아지고 압축강도는 향상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비슷한 종류인 전로나 전기로 슬래그와 비교해도 풍쇄 슬래그가 소리의 고유 진동수를 저감시키고,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영역으로 소리를 이동하게 함으로써 진동전달률이 줄어드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고 합니다. 이는 별도의 시공 없이 바닥 구조 자체로 층간 소음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 3월 한국철강협회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국내에서 발생한 철강 슬래그 약 2,530만여 톤 중에서 94.1%가 재활용됐다고 합니다. 올해는 99.5%까지 재활용률을 다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워두고 있는데요. 이 중 대부분의 슬래그가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동슬래그 골재를 비롯한 대체골재의 활용도는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건설 현장에서는 이러한 재료의 변화와 특성을 고려해 정확한 배합설계와 함께, 대체골재별 특성에 맞는 적절한 사용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