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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패밀리] 2024 파리올림픽 유도 동메달리스트 이준환 선수

2024-09-12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정진하는 자가 결국에는 이긴다 – 2024 파리올림픽 유도 개인전, 혼성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이준환 선수

지난 여름, 전 세계는 폭염만큼이나 뜨거운 올림픽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17일간 이어진 2024 파리올림픽의 수많은 장면들 가운데, 유도 남자 81kg급 개인전과 혼성단체전에서 인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이며 2개의 동메달을 획득한 이준환 선수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을 텐데요. 그는 사실’ 삼표가족’이기도 합니다. 삼표레일웨이 분기기 영업팀에 근무하고 있는 이행원 책임과 남매 사이인 이준환 선수를 만나 그날의 환희와 감동을 다시 소환해보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간단히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삼표레일웨이 이행원 책임의 든든한 남동생이자,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 이준환입니다. 현재 용인대학교 유도경기지도학과 4학년에 재학중이고요. 지난해 열렸던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개인전 81kg급과 혼성단체전에 출전해 두 개의 동메달을 따고 돌아왔습니다.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선수를 절반승으로 이기고도 매트 위에서 눈물을 흘리셨는데요. 어떤 감정이었나요?

사실 준결승에서 패배하고 난 뒤부터 계속 울컥했어요. 금메달을 놓쳤다는 생각과 그동안 해왔던 고된 훈련의 시간들이 다 떠오르더라고요. 하지만 눈 앞에 닥친 동메달 결졍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니까 다시 마음을 다잡고 경기에 임했는데, 막상 이기고 나니까 동메달에 그친 것이 너무 아쉽고, 허탈하고, 서럽기까지 했어요. 순간적으로 여러 감정이 교차했던 것 같아요. 사실 그 순간 동메달을 획득했다는 기쁜 마음은 하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 나는 이것밖에 안 되는구나 하는 생각에 코치님을 끌어안고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유도 혼성단체전을 이번 올림픽의 가장 멋진 장면으로 꼽는 분들이 많아요. 청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던 그 순간을 회고하신다면요?

평소에 한국 유도가 많이 침체됐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정말 열심히 훈련했는데, 이번에 세계 3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무척 뿌듯합니다. 시합을 뛰지 않은 후보선수들까지 모두 한마음 한 뜻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다같이 동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할 수 있어서 그게 가장 행복했습니다. 혼성단체전을 함께한 다른 선수들(안바울, 김민종, 허미미, 김하윤, 김지수)과의 호흡도 정말 최고였고요. 훈련이 힘들면 힘들수록 멤버들은 더 단단하게 뭉쳤고, 저는 팀에서 막내이자 유일한 학생 신분이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담당했어요. 올림픽이 끝나고 나서는 여러 방송 프로그램에도 동반 출연하고, 다같이 모여 회식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림픽 첫 출전에 메달을 두 개나 획득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이번 올림픽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성과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첫 출전이었지만 저는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모든 경기에 임했어요. 다음 올림픽에 제가 다시 뛸 수 있다는 확실한 보장도 없고, 저도 모르게 자만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매 순간 안일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금메달을 놓친 입장이라 마냥 힘들기만 할 줄 알았는데, 많은 분들의 축하와 응원이 저에겐 정말 큰 위로가 되었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큰 힘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유도에 더 깊이 빠지게 된 것 같아서 지금은 하루하루 즐겁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처음 유도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 아버지가 수영, 태권도, 축구, 복싱 등 여러 가지 운동을 시켜주셨는데, 흥미도 없고 성적도 잘 나오지 않아서 계속 그만두길 반복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 아버지가 당시 초등학생이던 저에게 밭다리 기술을 시도했는데, 제가 생각보다 잘 피하고 오래 버티는 걸 보시고는 유도관에 보내주셨어요. 그렇게 처음 유도와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유도는 처음부터 잘했던 것 같아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경기도 대회에서 금메달도 따고, 20kg짜리 쌀도 타오고 그랬거든요. 시험 100점 맞아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대신에, 저는 유도로 효도를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부모님의 자랑이 된 것 같은 느낌이요. 물론 유도가 정말 재미있기도 했고요.

운동 DNA는 타고나는 거라고 하잖아요. 이준환 선수 집안도 혹시 그런가요?

제 체형이나 근력, 탄력 같은 것들이 친가 쪽 유전자를 많이 물려받은 것 같긴 해요. 할아버지도 유도를 하셨다고 들었고요. 막내 동생도 지금 고3인데, 유도선수로 활동하고 있어요. 내년에는 동생도 용인대에 입학할 예정이어서 제 후배가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최근에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동생이 저와 비교당하거나 이름이 아닌 ‘이준환 동생’으로 불리는 일들이 종종 있는데요. 솔직히 형으로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본인도 부담감이 없지 않을 거에요. 하지만 이런 것도 일종의 성장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는 동생이 저를 넘어서고, 또 저를 이기고 올림픽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동생이 66kg급이라 저와 체급이 다르지만, 근육을 좀 더 키우면 머지않아 같은 체급에서 만날 수도 있을 거라 예상합니다.

유도는 힘만 세다고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아닌 것 같아요. 현재 본인의 주특기나 가장 큰 강점을 꼽는다면요?

제가 시니어 무대에 처음 등장했을 때, 국제유도연맹(IJF)에서 ‘번개맨’이라는 별명을 지어주셨어요. 선수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한판승을 따낼 만큼 빠르고 적극적이라는 의미가 담겼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항상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하고, 지루한 경기 운영을 싫어해요. 기술도 다양하게 구사하는 편이고요. 사실 제가 같은 체급 선수들에 비해 힘이 센 편은 아니어서 잔기술이나 머리 쓰는 걸 좋아해요. 최대한 힘을 들이지 않고 상대를 넘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거죠. 남들이 구사하는 일반적인 기술이 아닌, 저만의 방식으로 경기에 임하려고 해요. 예를 들어 업어치기로 넘기려면 먼저 상대를 속여야 하는데, 그 속이는 과정을 허리기술이나 발기술을 이용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시도해 보는 거죠. 그렇게 저만의 무기를 계속해서 만들어가고 있는 과정입니다.

이준환 선수의 유도인생에도 고비가 있었나요?

고등학교 때 정말 유도를 그만둘 뻔 했었어요. 같은 선수한테 연이어 다섯 번을 지고 나니까 스스로 거대한 벽을 느꼈던 것 같아요. 처음에 졌을 때는 아깝게 져서 다음에는 이길 수 있겠다 싶었는데, 이후 대회에서 만나기만 하면 계속 지니까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미 심리적으로 지고 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스트레스 때문에 탈모까지 왔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러다 갑자기 든 생각이 내가 이렇게 열심히 유도를 해왔는데 여기서 포기하면, 다른 걸 하더라도 딱 이 정도에서 만족하고 적당히 포기하며 살 것 같다는 거였어요. 스스로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고, 훈련에 더 정진했죠. 결국 여섯 번째 경기에서 이길 수 있었어요. 그 경험이 저에겐 오히려 터닝 포인트가 되어서 끝까지 노력하면 누구든 다 이길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가지게 됐어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고요.

국가대표로서 책임감이나 마음가짐도 남다를 것 같아요

대학교 2학년이 되기 전부터 대표팀 생활을 했는데요. 국가대표가 어떤 자리인지 이번에 정말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국가대표가 되어 가슴에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 메달을 땄다는 것만으로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시고, 나라를 빛내줘서 고맙다는 말씀도 많이 해주셨거든요.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나 혼자서 싸우는 게 아니라 국민들이 다같이 함께 싸워주는 거란 걸 실감한 파리올림픽이었습니다. 매 순간 책임감과 자부심, 그리고 감사한 마음까지 정말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이를 발판 삼아 2028년 LA올림픽 때는 시상대 맨 위에 서서 태극기를 가장 높은 곳에 올려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와 올림픽 기간 동안 온 마음을 다해 이준환 선수를 응원했을 삼표그룹 직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일단은 10월에 있을 전국체전과 내년에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는 게 최우선 과제고요. 그 다음 2026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2028년 LA올림픽까지 이어지는 모든 대회에서 차례로 금메달을 거머쥐는 게 가장 큰 목표입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사실 큰 관심이 없지만 이렇게 하나씩 성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달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파리올림픽이 끝난 직후 누나가 근무하는 삼표레일웨이의 대표님께서 저희 가족들을 초대해 주셨거든요.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그날 사무실에 방문했을 때 누나의 동료직원 분들도 저를 다 알아봐주시고, 정말 많은 축하를 받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분들의 응원을 받고 있었구나 싶었고, 그래서 더 힘이 나더라고요. 앞으로도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로 좋은 경기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리고 꼭 금메달이라는 결과로 보답하겠습니다. 파리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응원과 사랑을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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