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지속가능한 미래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인공지능, 피지컬 AI가 바꾸는 우리의 일상과 산업 현장

2026-02-03

세상 밖으로 뛰쳐나온 인공지능, 피지컬 AI가 바꾸는 우리의 일상과 산업 현장

출처: 현대자동차

이제 AI는 화면 속이 아닌, 현실 공간에서 움직이고 일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모든 산업과 일상 전반에 활용되고 있는 AI가 피지컬 AI라는 이름으로 로봇, 장비 같은 물리적 형태를 가지고 현실 공간에서 직접 작동하며 확장을 시작한 것이죠. 피지컬 AI는 건설 현장과 도시 인프라, 의료, 주거 공간에 이르기까지 안전과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생각하는 기술’을 넘어 ‘움직이는 기술’로 진화한 피지컬 AI. 특정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산업 전반에 확산되며, 산업과 일상의 풍경을 빠르게 바꿔가고 있는 피지컬 AI는 앞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까요?

 

몸을 가진 인공지능, 피지컬 AI란?

AI 발전 단계 전망, 출처: 하나금융연구소(엔비디아 자료 변형)

피지컬 AI는 디지털 공간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분석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AI를 넘어, 물리적인 실체를 가지고 현실 세계에서 직접 작동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몸을 가진 인공지능’인 거죠. 기존의 AI가 정해진 프로그래밍에 따라 정보 처리에 집중했다면, 피지컬 AI는 불확실한 현실 공간에서 물리적 작업을 수행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카메라나 각종 센서를 통해 주변 환경을 인지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즉시 판단해 결정을 내린 뒤, 명령에 따라 팔, 다리, 바퀴 등의 물리적인 구동 장치를 통해 임무를 실행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인지, 결정, 행동’의 세 가지 통합 구조가 피지컬 AI의 핵심 기술이죠. 이를 통해 피지컬 AI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 자율적인 의사결정과 실행을 할 수 있습니다.

피지컬 AI 실증과 상용화 영역은 이미 우리 삶 가까이 와 있기도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자율주행차는 센서를 통해 도로 상황을 감지하고, 주변 차량이나 보행자의 움직임 등을 살피며, 그에 맞춰 속도와 차선을 변경하는 판단 후 물리적 행동을 시행합니다. 도로와 환경 상황을 인지한 후 행동을 결정하는 AI 기술은 피지컬 AI의 핵심 원리(인지-결정-행동)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단계 핵심 역할 관련 기술
인지 (Perception) 주변 환경 데이터 수집 LiDAR, 카메라, 촉각 센서
결정 (Decision) 데이터 분석 및 판단 파운데이션 모델, 엣지 AI
행동 (Action) 물리적 임무 수행 액추에이터, 로봇 팔, 자율주행 모듈

 

폭발적으로 커지는 피지컬 AI 시장, 산업 구조를 바꾸다

피지컬 AI는 짧은 시간에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면서 시장 규모 또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국제로봇연맹(IFR)의 ‘월드 로보틱스-산업용 로봇 2025’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전 세계 제조업의 로봇 수요가 두 배로 성장했으며,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운용 대수 또한 2024년 기준 466만 대를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팩츠(Statifacts)는 글로벌 로봇 기술 시장 규모가 2024년 945억 6,000만 달러(131조 8,166억 원)에서 2034년까지 연평균 46%의 고성장률을 기록하며 3,759억 5,000만 달러(약 524조 743억 원)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역시 피지컬 AI가 공장·운송·휴머노이드 로봇 등 다양한 산업을 혁신하며, 시장 전체에 미칠 잠재적 가치가 약 50조 달러(약 7경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죠.

글로벌 로보틱스 기술 시장 규모 전망, 출처: 스태티팩츠

실제 해외 주요 기술 기업들도 피지컬 AI를 미래 전략으로 삼고 있습니다. 엔비디아(NVIDIA)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 현실 기반 시뮬레이션 학습을 지원하는 플랫폼 ‘코스모스 (Cosmos)’ 등을 통해 AI 로봇 플랫폼과 자율 시스템 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있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테슬라 등은 제조·물류 현장 및 자율 로봇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 확산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는 로봇이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주변 장애물을 인식해 경로를 바꾸는 것은 물론, 실제 작업을 직접 수행하는 장면들이 공개되며, 피지컬 AI가 개념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현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중에서 특히나 올해 CES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는데요.

휴머노이드 로봇은 사람의 신체 구조를 기준으로 설계돼 기존 산업 인프라를 크게 바꾸지 않고도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Mercado Libre 물류센터의 일부 현장에서는 부품 조립이나 단순 작업, 물류 보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죠. 현대자동차 그룹도 2028년부터 Boston Dynamics와 함께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Atlas를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의 메타플랜트 자동차 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라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협업 로봇(주로 1~2개의 고정형 팔 형태를 띄고 있으며, 반복 작업에 강함)도 자동차 부품 조립, 전자제품 검사, 식품 포장, 의약품 분류 등 정밀하고 반복적인 작업에서 이미 폭넓게 활용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피지컬 AI가 이제 단순한 기술 영역을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를 재편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내 외 건설 현장에서의 AI 적용

피지컬 AI는 특히 인력난이 심한 건설, 제조, 물류 산업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은 복잡하고 위험하며 작업 조건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을 실시간으로 관리하고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피지컬 AI가 이를 해결할 핵심기술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죠. 피지컬 AI는 현장 곳곳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AI가 실시간으로 분석해 위험 거리나 구조물 불안정 징후 등을 사전에 감지해 경고하는 방식으로 ‘사고 이후 대응’이 아닌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또한 피지컬 AI 기반 로봇과 보조 장비는 중량물 운반 및 고강도·고위험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작업자의 신체적 부담을 줄여,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산업재해 감소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죠.

이러한 이유로 여러 기업들이 피지컬 AI 기술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 글로벌 중장비 제조사인 캐터필러(Caterpillar)는 엔비디아(NVIDIA)와 협력해 중장비의 지능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캐터필러의 ‘차세대 AI 기반 솔루션’은 음성 및 데이터 기반의 인터페이스를 통해 중장비를 운전하고 있는 현장 작업자에게 장비 운용, 정비 방법, 부품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안내하고 추천해 주는 시스템인데요. 캐터필러의 중장비에 엔비디아의 엣지 AI 플랫폼인 젯슨 토르(Jetson Thor)를 결합한 이 시스템은 미래형 산업 솔루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로 두산밥캣은 AI 기술을 접목한 작업자 보조 시스템인 ‘밥캣 잡사이트 컴패니언’을 공개했습니다. 작업자가 음성 명령으로 장비 설정, 엔진 속도, 부착 장비 상태 등을 말로 제어해 건설 현장에서 손을 멈추지 않고도 장비를 조작할 수 있어 작업 효율과 안전성 모두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주목할 만한 점은 단순 음성 인식 수준이 아니라 AI가 현장 상황과 장비 상태를 고려해 설정을 추천해준다는 겁니다. 이와 함께 장비 운영 효율과 유지보수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정비·진단 지원 플랫폼인 Service.AI도 함께 선보이기도 했죠.

중장비의 지능화와 자동화 외에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중요한 흐름이 있는데요. 바로 디지털 트윈과의 접목입니다. HD현대 조선소는 엔비디아와 지멘스 등과 협력해 디지털 트윈 기반의 스마트 조선소를 구현했습니다. HD현대 조선소에서는 디지털 트윈으로 선박 설계와 공정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 조건을 도출한 뒤, 피지컬 AI 기반 로봇과 장비가 이를 실제 생산 현장에 적용해 효율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합니다. HD현대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조선소 전 과정을 가상화해 실시간 모니터링은 물론 의사결정과 공정 효율을 높이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생산성 30% 향상과 선박 건조 기간 단축 같은 구체적 목표를 추구하며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 건설사들 또한 현장 자동화 장비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작업 효율과 안전성을 높이는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사업에서 자율주행 로봇 배송 서비스를 적용하며 ‘로봇 친화형 단지’를 설계하고 있으며, 포스코이앤씨는 AI를 활용한 콘크리트 혼합 자동화 시스템과 원격 제어 굴착기를 도입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우건설은 드론, BIM, 원격 제어 장비를 활용해 현장 모니터링과 작업 효율화를 추진 중입니다. 이처럼 국내 주요 건설사들도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현장 자동화 장비와 로봇 기술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가속화되는 피지컬 AI 글로벌 경쟁과 우리나라의 전략 

국제적으로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 흐름을 넘어 국가 전략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으며, 미국·중국·일본·EU 등 주요국의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피지컬 AI 분야에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는데요. 정부 주도 전략의 효과로 현재 전 세계 산업용 로봇의 54%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규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AI 알고리즘·센서·제어 시스템·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통해 기술 격차를 좁히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도 정부가 AI 액션 플랜을 발표하고 AI 인프라 및 자동화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 또한 빅테크 중심의 AI·로봇 생태계를 기반으로 관련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피지컬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자·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산업에서 쌓아온 제조기술 및 품질관리 노하우뿐 아니라 5G 통신, 클라우드, AI 연구에서도 높은 역량을 갖추고 있는 우리나라는 이러한 강점들을 피지컬 AI와 결합시켜 민관 협력형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월 공식 출범한 ‘K‑휴머노이드 연합(국내 대학, 연구기관, 로봇 제조기업과 부품사, 수요기업이 참여하는 산·학·연·관 협력체)’은 휴머노이드 로봇 및 피지컬 AI 핵심 기술 개발과 부품 국산화, 공용 AI 기반 모델 개발 등을 위해 협력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4차 지능형 로봇 기본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민관합동 3조 원 이상 투자를 추진하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관련 기술의 개발·보급을 확대하고, 테스트필드 구축, 규제 정비 등 산업 인프라 조성에도 힘쓸 계획입니다.

 

피지컬 AI로 바뀔 일상의 모습과 앞으로의 과제

피지컬 AI는 앞으로 산업 현장을 넘어 사회적 약자 지원과 환경 문제 해결로 활용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보입니다 근육 신호를 센서로 인식해 AI가 동작을 판단함으로써 물건을 잡거나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 의수나, 보행 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시각 장애인을 위한 AI 점자 프린터 등도 개발되며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도심형 소형 풍력발전기와 탄소 배출·흡수 예측 모델 개발은 피지컬 AI가 환경 문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처럼 피지컬 AI는 미래를 바꿀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습니다.

인간의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비롯해 윤리와 안전 문제, 개인정보 보호 이슈, 높은 도입 비용 등이 대표적이죠. 특히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하는 과정에서 프라이버시 침해 가능성이 있으며, 예상하지 못한 판단 오류는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존재합니다. 또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죠.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술이 안전하고 책임 있게 사용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하는 한편, 피지컬 AI를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과정도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피지컬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인간과 로봇이 서로를 보완하며 만들어가는 미래를 지향합니다. 빨래, 청소, 요리 같은 일상 노동에서의 해방뿐 아니라, 의료·재활·공공 안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삶의 방식을 바꿔갈 피지컬AI는, 이제 ‘보조 수단’을 넘어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가 되는 시대를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피지컬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