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피네이처가 공급사 최초로 경산사업소에 인공지능을 이용한 철스크랩 화상 검수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 안정적인 철스크랩의 품질 관리를 통해 자원의 선순환 구조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 관리 중인 경산운영팀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정완 팀장(이하 정) AI를 이용한 철스크랩 화상 검수 시스템은 2017년부터 국책사업으로 지정돼 제강사를 중심으로 철스크랩 선별 및 데이터 수집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철스크랩은 일반적으로 KS 표준 내 분류기준에 따라 유통되고 있는데요. 수급 여건, 시황, 제강사별 구매 기준이나 선호 등급, 검수원 등에 따라 동일품목에 대해서도 분류 판정기준이 상이한 경우가 발생합니다. 특히 사람이 육안으로 검수를 진행하다 보니 주관적인 부분이 작용하기도 하죠. A사에서 B등급을 매긴 제품이 B사에서는 A등급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그래서 학습데이터를 기반으로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표준화된 검수 프로세스를 정립하자는 목적으로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남대일 책임(이하 남) 현재는 제강사와 민간부문(소프트웨어 업체) 협업으로 여러 솔루션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데, 경산사업소에 도입한 솔루션은 LG CNS와 대한제강의 합작법인 아이모스(Aimos)의 제품입니다. 타사 제품이 제강사 중심의 검수용이지만, 아이모스는 제강사뿐만 아니라 공급사의 상차와 하차구역에 도입하는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어요. 저희가 공급사에서는 국내 최초로 이 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남 경산사업소에 도입한 시스템은 고정식과 이동식 2가지로, 고정식은 출차 위치가 정해진 길로틴 상차 구역에, 이동식은 굴착기 궤도 바퀴가 달린 본체에 부착된 카메라로 이동과 높낮이를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어 상하차 위치가 매번 바뀌는 기타 야드에서 출고되는 제품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출차 차량에 실린 제품을 광학카메라에서 스캔하고, 데이터를 학습시키는 플랫폼에 카메라의 스캔 결과가 입력되면 등급을 판정해 앱과 웹을 통해 그 결과값을 알려줍니다. 각각 4월과 7월에 도입했고, 현재는 대한제강에 납품되는 제품에 한해서 데이터 학습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 철스크랩을 차량에 적재할 때 레이어(Layer) 단위로 한층 한층 쌓아 올립니다. 그렇게 한 층을 싣고 나면 카메라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표면을 스캔하며 다양한 모재를 인식하고 등급을 판정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약 5회가량 반복해 적재와 스캔을 완료한 후, 전체 결과값을 기반으로 철스크랩의 최종 등급을 매깁니다. 현재는 이 시스템을 이용해 현장 데이터를 축적하는 중입니다. 대한제강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이 기술의 정확도는 95% 정도에 달한다고 합니다. 또 데이터를 쌓아가며 공급사인 저희 에스피
네이처와 구매자인 대한제강의 판정 기준을 맞춰가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정 아직 품질 검수의 성과를 측정할 수 없지만, 무엇보다 경산사업소가 대한제강과의 인연을 맺으며 새로운 판매처를 확보했다는 점이 크게 달라진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 AI 화상 검수 시스템을 도입할 때 거래처의 반발이 조금 있었어요. 물건을 하차할 때 카메라가 촬영하고 있으니, 아마도 감시받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여전히 카메라가 있어 부끄러워하는 눈치지만, 도입 초기보다 많이 적응한 것 같아요. 또 이동식 카메라는 리모컨으로 조정해서 움직이니 작동하는 게 재밌어 보였나봐요. 직원들도, 거래처 사장님들도 직접 작동시켜 보고 싶다며 요청이 들어오는데,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처럼 인기스타가 된 것만 같아 담당자로서 기분이 좋았던 적도 있습니다. (웃음)
남 검수원들이 뜨거운 여름에도, 겨울 한파에도 외부 현장에서 일일이 철스크랩을 검수하고 있어요. 근로환경이 무척 열악하죠. 데이터를 축적하고 고도화되어 본격적으로 AI 화상 검수 시스템을 이용한다면 검수원의 근로 여건을 조금이나마 개선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거래처와 물건 검수에 대한 의견 차이가 종종 발생하는데요. 이 시스템을 통한다면 객관적인 검수 결과로 인식되며 대립하는 일도 점차 사라질 것 같습니다.
정 현재 AI 화상 검수 시스템은 ‘형상’과 ‘색깔’을 통해 판별하기 때문에 검수의 주요항목인 고의 혼적(DUST)나 성분불량을 판별할 수 없어요. 고의 혼적이란 철스크랩 사이에 이물질을 혼합한 걸 뜻하는데요. 현재 시스템의 카메라에는 투시 기능이 없기 때문에 한동안 육안 검수와 시스템이 병행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이 검수원의 일을 100% 대체하기보다는 검수원을 보조하며 근로 환경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무엇보다도 95%의 정확도를 100%까지 끌어올리는 게 중요하고요. 여러 기업이 개발하는 시스템 간의 등급 판독도 표준화를 이루는 관문을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한편, AI시스템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이물질이나 위험물 판별기술, 나아가서는 성분 분석 기술 등이 병행되어 개발되어야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남 철스크랩 시장, 특히 공급사에 AI 화상 검수 시스템 도입이 확산되면 저희한테 자료요청이나 도움을 많이 요청할 텐데요. 에스피네이처 경산사업소가 공급사 최초로 시스템을 도입한 선두주자로, 벤치마킹의 사례이자 가이드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 탄소 중립은 전 세계의 미션으로, 고로와 광석, 코크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철스크랩과 전기를 이용해 철을 생산하는 게 이산화탄소 배출을 상당 부분 줄여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미래 자원으로 손꼽힙니다. 철스크랩은 계속해서 소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지요. AI를 기반으로 한 품질 판별 역량을 확보해 판매처와 품질 기준을 맞추는 한편, 국내 철스크랩 1위 공급사로 계속해서 철스크랩 구매 역량을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도록 노력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