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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미래

지구의 연간 생태 자원을 당겨쓰는 인류, 얼스 오버슈트데이(Earth Overshoot Day)

2025-08-28

지구의 연간 생태 자원을 당겨쓰는 인류, 얼스 오버슈트데이(Earth Overshoot Day)

‘하나뿐인 지구, 우리 모두 함께 지켜요’라는 문구는 1970년부터 시작된 ‘지구의 날’의 대표적인 표어 중 하나입니다. 말 그대로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인 지구는 딱 하나만 존재하는데요. 현실에서 우리는 하나의 지구에서 생산하고 회복할 수 있는 능력보다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는 중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여주는 날이 ‘얼스 오버슈트데이(Earth Overshoot Day, 이하 오버슈트데이)’입니다. 우리 말로는 ‘지구 생태 용량 초과의 날,’ 이날은 인류가 해당 연도 안에 지구가 재생산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모두 소진한 시점으로 이후부터는 미래세대의 자원을 빌려 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년 1.8개 지구가 필요한 세계, 매년 3.5개 지구가 필요한 대한민국

오버슈트데이는 1970년대 초 생태학자들의 생태발자국 연구 기반으로, 1987년 영국 신경제재단과 국제 비영리기구인 글로벌생태발자국네트워크(이하 GFN)이 개념을 확립하고 공식화했습니다. 이들은 인류의 자원 소비가 지구의 재생 능력을 처음으로 초과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1970년 12월 30일은 인류가 역사상 최초의 오버슈트데이로 기록됩니다. 오버슈트데이는 지구가 그해에 생성할 수 있는 생태 자원의 용량을 인류의 생태발자국으로 나누고, 365일을 곱해 계산합니다. 과거 인구와 소비 증가율, 세계 총생산량과 자원 소비에 기초하여 추정치를 도출합니다.

얼스 오버슈트데이 계산법: 지구 생태 초과 소비의 날 = (지구 생태용량 / 지구 생태발자국) *365

2025년 전세계의 오버슈트데이는 7월 24일로 발표되었는데요. 2024년보다 무려 8일이나 빨라졌으며, 한 해의 절반이 되기도 전에 한 해 쓸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다 소비한 셈입니다. 그 원인으로는 해양의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 지적됩니다. 1970년대 12월 말이던 오버슈트데이는 2000년대에 10월, 2020년대 들어서는 7월로 당겨지며 불과 50여 년 만에 5개월 정도 앞당겨졌는데요. 인류의 과도한 소비가 생태적 부채를 빠르게 키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출처: https://overshoot.footprintnetwork.org/

오버슈트데이는 세계 기준으로 측정할 뿐만 아니라 국가별로도 계산하고 있는데요. 국가별 차이도 두드러집니다. 2023년 전 세계 오버슈트데이는 8월 2일, 2024년은 8월 1일인 것과 비교해 한국의 오버슈트데이는 4월 2일과 4월 4일이었습니다. 2024년 한국의 오버슈트데이는 전세계 기준 9번째로 빠른 국가로, 이는 곧 한국인들의 생활 방식과 산업 구조 등이 지구가 매년 재생 가능한 자원의 3. 5배를 필요로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세계 평균 1.8개 지구라는 점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인류의 삶과 경제에도 치명적인 자원 고갈

오버슈트데이는 단순히 자원 고갈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인류가 지구의 회복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이기도 합니다. 무분별한 자원 사용은 생물 다양성의 손실, 토양·물·대기의 오염뿐 아니라 기후위기를 가속화합니다. 탄소 배출 증가와 온실가스 축적은 이미 극한 기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심각한데요. GFN은 오버슈트데이를 곧 시장 실패로 해석합니다. 자원 제약이 심화될수록 공급은 불안정해지고 자산 가치는 약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물가 상승과 빈부 격차 확대, 식량 및 에너지 불안정 심화로 사회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오버슈트데이를 매년 최소 10일씩 늦춰야 한다고 제시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은 에너지 전환, 식량 낭비 절감, 지속 가능한 농업과 같은 순환형 솔루션입니다.

 

오버슈트데이를 늦추는 GNF의 5가지 분야 솔루션

GNF는 2022년 생태용량 초과를 역전시키고 생물학적 재생을 지원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가능성의 힘(Power of Possibility)’라는 플랫폼을 통해 건강한 행성, 도시, 에너지, 식품, 인구라는 5가지 영역에서의 해법을 제시하는 ‘#MoveTheDate’라는 캠페인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출처: https://movethedate.overshootday.org/

먼저 건강한 행성은 지구의 토양, 물, 공기를 깨끗하고 건강하게 보존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생물 다양성을 유지하고, 개발로 인해 황폐해진 열대우림, 맹그로브숲 등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또한, 재생 농업, 지속가능한 어업 등 오염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인류의 먹거리를 생산하라고 강조합니다. GNF는 3억 5,000만 헥타르의 숲을 복원 및 조성하면 오버슈트데이는 8일 정도 늦춰질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도 전략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데요. 도시 거주자의 환경 영향을 줄이기 위해 대중교통 확대, 건물의 에너지 효율 증대, 스마트 시티 개발이 필요합니다. 특히 교통에서 전 세계가 주행 거리를 50% 줄이고, 자동차 주행 거리의 3분의 1을 대중교통으로 대체하며, 나머지를 자전거와 도보로 대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오버슈트데이는 13일 늦출 수 있습니다.

한편, 탈탄소화는 오버슈트데이를 늦추는 가장 큰 영향을 주는 항목인데요. 인류 생태 발자국의 탄소 성분을 50% 줄이면 오버슈트데이는 무려 93일(약 3개월) 뒤로 미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에너지 산업의 효율화 기술 확대만으로도 오버슈트데이를 21일 가량 늦출 수 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기는 13일을, 육류 소비 50%를 감소하고 채식으로 전환하게 되면 17일을, 자동차의 속도를 20km를 줄이면 0.6일을 늦출 수 있습니다. 또한 장기적으로 인구 성장 속도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중요한 전략으로 꼽힙니다.

 

흥미롭게도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오버슈트데이가 늦춰진 해가 있었는데요. 바로 2020년입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전 세계 경제와 소비가 일시적으로 위축되면서 자원소모 속도가 둔화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례를 통해 인간의 활동이 지구 자원 속진 속도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오버슈트데이는 더 이상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지표입니다. 지구라는 자원이 결코 무한하지 않음을 직시하고, 각 개인과 사회, 국가가 자원 절약과 지속 가능한 선택을 실천할 때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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