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위키: 환경자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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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러지(sludge)는 가정과 공장 등에서 사용한 하수 또는 폐수를 처리하거나 정수하는 과정에서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생기 진흙 상태의 침전물을 말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슬러지는 전 세계적으로 해양투기가 금지된 이후 화력발전소의 보조연료나 시멘트 제조 시 부원료로 재활용되고 있으며, 슬러지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활용해 비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슬러지를 혼합가스나 수소 등의 에너지로 전환하여 자원화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고 있습니다.
양치와 샤워, 세탁, 설거지, 요리, 세차, 그리고 청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일상에서 물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물질입니다. 서울시가 발표한 2022년 기준 1일 1인당 오수발생량 통계에 의하면 서울시민 한 사람당 하루 평균 441L의 오수(생활하수)를 배출한다고 합니다. 쉽게 상상이 되지 않을 만큼 어마어마한 양인데요. 문제는 해마다 발생하는 오수의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럼 이렇게 생활 속에서 만들어진 하수들은 모두 어디로 흘러갈까요?
보통 가정이나 공장, 학교, 도로 등에서 발생한 하수는 하수관로를 통해 각 지역의 하수처리 시설로 이동합니다. 이곳에서 하수를 다시 깨끗한 물로 바꾸는 복잡한 정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그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는 폐기물이나 미생물, 미량의 화학물질 등이 진흙 찌꺼기 형태로 남습니다. 이처럼 가정과 공장 등에서 발생한 하수 또는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부유물질이 가라앉아 생기는 침전물을 ‘슬러지(sludge)’라고 합니다. 흔히 ‘오니(汚泥)’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슬러지는 농축, 소화, 탈수, 건조, 소각 설비 등을 갖춘 별도의 시설로 다시 한번 옮겨져 처리됩니다.
불과 십 수년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슬러지를 바다에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아 전 세계 해양 오염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슬러지가 거론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2009년 국제사회의 폐기물 해양투기 금지를 강화한 개정된 런던협약에 우리나라도 동참하기로 하면서 2012년부터는 모든 하수 슬러지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었고, 매립이나 소각을 포함해 육상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처리 방법들이 대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이때부터 하수 슬러지는 쓸모 없는 폐기물이 아닌, 재활용이 충분히 가능한 폐기물로 서서히 변신하게 된 것이죠.
가장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슬러지를 건조해 화력발전소 등에서 보조 연료로 사용하거나 슬러지 내에 존재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일정 기간의 발효 과정을 거친 뒤 비료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또, 함수율을 10% 미만으로 최대한 건조시켜 시멘트 제조에 필요한 부원료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슬러지를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려는 노력들이 다방면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은 온실가스 및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고자 2019년부터 시행중인 ‘석탄발전 상한제’로 인해 화력발전소에서 사용하는 고형연료의 양이 점점 줄어들게 되면서 슬러지 재활용에 대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악성폐수인 음폐수를 이용해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는 것처럼, 슬러지 역시 열처리를 통한 가스화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혼합가스나 그린수소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 동안 다량의 유기물이 함유되어 있어 높은 열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수분 함량이 너무 높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던 슬러지가 미래 시대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된 것이죠. 현재 관련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서울물재생시설공단 등에서 동시에 진행되고 있어 의미 있는 결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슬러지는 더 이상 쓸모 없는 폐기물이 아닌 순환경제를 이끄는 자원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삼표그룹의 에스피네이처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 발맞춰 1일 기준 216톤의 유기성 슬러지를 안전하게 건조 처리해 자원화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Waste to Energy, Energy from Waste’를 실현할 새로운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지금, 슬러지가 기존의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 에너지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