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지속가능한 미래

도심 속 오아시스, 옥상정원

2022-08-04

2021년 7월, C40 도시 기후 리더십 그룹(C40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 소속 31명의 글로벌 대도시 시장들은 도시 내의 공원, 나무, 정원, 연못 등 녹지를 복원 및 보호하기 위한 ‘C40 도시 자연 선언(Urban Nature Declaration)’에 서명했습니다. 2030년까지 총 도시 면적의 30~40%를 녹지 공간으로 전환하며, 도시 인구의 70%가 15분 이내에 녹지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도시 주변 자연 생태계를 지원 및 복원, 생물 다양성을 확보해 기후변화에서 비롯되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갖추고자 하는 것이 이 선언의 목표입니다.

C40은 전 지구 면적의 2%에 불과한 도시들이 온실가스를 80% 이상 배출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에 구체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5년 출범한 글로벌 대도시들의 협의체입니다. 서울시도 2006년부터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선언을 지키기 위해서는 녹지 공간의 확보가 필수적이지만, 대도시 일부 지역에서는 그럴만한 땅이 별로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 대안으로 주목 받는 것이 ‘옥상녹화’입니다.

 

옥상 녹화의 장점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체 도시면적은 총 605km²이고, 이 중 도시화지역이 364km²으로 전체면적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중에 옥상면적은 166km²로 도시화지역의 46%를 차지합니다. 서울시 전체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4분의 1 이상이 옥상이라는 말입니다.  이렇게 땅을 덮고,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콘크리트 건물의 옥상을 활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이뤄져왔습니다.

옥상녹화는 도심에서 녹지를 확보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며, 도심 내 열섬 현상을 완화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옥상 위의 녹지는 태양의 복사열을 대부분 흡수해 지붕 표면과 주변의 온도를 낮춥니다. 또, 옥상의 토양 등으로 인해 외기 온도가 건물까지 잘 전달되지 않아 냉방 등에 소요되는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죠. 비로 부터 건물을 보호하며,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류해 폭우 등의 상황에서 홍수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이외에도 식물을 통한 대기 정화 효과나 도시민들의 정서 안정 등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technavio

이러한 장점으로, 많은 국가에서 인센티브 지원 등을 통해 옥상녹화를 장려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관련 시장이 88.7억달러(11조 7천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시장조사기관은 예측합니다.

 

대기오염을 밀어낸 바람길과 옥상정원

독일 남부의 산업도시인 슈투트가르트는 ‘옥상녹화’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뤄낸 도시입니다. 높은 협곡에 위치한 분지 지역으로, 3면이 높은 산으로 둘러 쌓여 도시 전체의 공기 순환이 어려운 자연 조건을 가지고 있었지만, 계획적인 녹지 조성 및 옥상 녹화를 통해 바람길을 만들어 이를 극복했습니다.

슈투트가르트는 1985년 독일 도시 중 최초로 지방개발계획 내 옥상녹화를 포함시켰으며, 86년부터 지속적으로 옥상녹화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습니다. 공공청사 대부분의 옥상은 녹지로 조성되어 있으며, 공공청사가 아닌 일반 주차장이나 상업시설 등의 옥상에서도 식물들을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17년까지 집계된 건물 위 옥상 정원의 면적만 2,593,670㎡에 달합니다.

 

Farm to Table,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옥상농원 

2020년 프랑스 파리 15구에 위치한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Porte de Versailles) 옥상에 유럽 최대규모의 옥상농원이 문을 열었습니다.

ⓒagripolis

프랑스의 대표적인 도시 농업회사 agipolis가 만든 새 농원은 축구장 2개에 해당하는 14,000m²의 공간에 약 30여종의 식물을 수경재배합니다. 토양이 없기 때문에 복사열 차단 및 빗물 저장 기능은 크지 않지만, 바로 도심 근처에서 대량의 채소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농산물의 수송 거리를 줄여 운송에 따른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습니다. 또, 농약이나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생물들의 도심 안식처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장에서는 농장 체험 등 도시 농업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활동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장에서 수확된 제품들로 신선한 식탁을 차려내는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3km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옥상정원 

정부 세종청사 옥상정원은 세종시에 밀집해있는 총 15개의 공공청사 건물을 연결해 만든 총 길이 약 3.6km, 전체 면적은 71,194㎡ 규모의 옥상정원입니다. 축구장 11개를 합친 규모로, 2016년 세계 최대 규모의 옥상정원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길을 따라 산책하는데만도 1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엄청난 규모입니다. 오픈 당시 총 식물 187종 108만본을 식재했고, 다양한 계절 정원을 만들어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정부세종청사

청사 옥상 전체에 1㎡가량의 흙을 채워 정원을 조성해 복사열로 인한 에너지 손실을 차단해 연간 약 14억원의 냉난방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agripolis, greenroofs, 슈투트가르트, 옥상녹화, 옥상농원, 정부세종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