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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위키: 굵은골재와 잔골재를 섞어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024-04-23

삼표위키:  골재 #5

Q 굵은골재와 잔골재를 섞어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건축구조물의 근간을 형성하는 기초 재료인 골재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잔골재와 굵은 골재로 나뉩니다. 이 두 가지 골재는 콘크리트를 제조할 때 적정한 비율로 골고루 섞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이는 콘크리트의 기본 골격을 이루는 굵은 골재와, 그 사이에 존재하는 수많은 공극을 채워주는 잔골재가 콘크리트 내에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잔골재와 굵은 골재는 비율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콘크리트의 시공성과 강도, 내구성, 경제성 등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를 구성하는 재료 중 전체 용적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골재(骨材)는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여주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강도를 높인다는 건 구조물의 안정성과 내구성을 강화한다는 의미이기도 한데요. 보통 자연 상태에서 얻은 모래, 자갈, 암석 등의 원료를 별도의 제조 공정을 통해 용도에 맞는 골재로 생산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골재를 활용해 콘크리트를 제조할 때 동일한 크기의 골재가 아닌, 각각 다른 크기의 두 가지 골재를 함께 섞어서 사용하게 되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골재는 입자 크기, 즉 입경(粒徑)에 따라 크게 굵은 골재와 잔골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mm 이하인 모래를 잔골재로, 자갈이나 석산에서 채취한 암석을 깨서 만든 5mm 이상의 쇄석을 굵은 골재로 사용하며, 여기에 현장 특성에 맞는 혼화재를 추가합니다. 잔골재와 굵은 골재의 혼합 비율은 전체 골재(Aggregate) 중 잔골재(Sand)가 차지하는 비율을 가리키는 ‘잔골재율(S/a)’로 알 수 있는데요. 예를 들어 S/a가 0%이면 잔골재는 없고 굵은 골재만 있는 무(無) 잔골재 콘크리트라는 것이고, S/a가 100%이면 굵은 골재 없이 잔골재만 사용한 시멘트 몰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잔골재율은 사용하는 잔골재의 입도와 공기량, 단위 시멘트량, 혼화재의 종류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적정한 수준의 잔골재율 범위는 35~50% 내외입니다.

그럼, 두 가지 골재는 서로 어떤 역할을 하는 걸까요? 콘크리트를 만들 때 가장 기본적인 골격을 이루는 것이 바로 굵은 골재입니다. 굵은 골재는 전체적인 형상을 잡아준다는 의미에서 일정 부피만큼을 먼저 채우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콘크리트 배합 설계에서 말하는 ‘굵은 골재량 일정의 법칙’입니다. 이렇게 기본 뼈대가 되는 굵은 골재가 먼저 채워지면, 그 안에 수많은 공극을 채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잔골재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시멘트가 다시 한번 잔골재 사이의 남은 공극을 채우고, 마지막으로 물이 시멘트 사이 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면서 비로소 콘크리트가 완성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크기가 다른 두 가지의 골재는 적정한 비율로 골고루 섞어 사용해야만 콘크리트 내에 빈틈이나 구멍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콘크리트의 밀도와 강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잔골재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되면 단위 수량이 크게 증가하기 때문에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가 저하되는 요인이 됩니다. 이와 함께 경화 후 수분이 증발하면서 콘크리트의 체적((體積), 즉 부피가 감소하며 변형을 일으키는 건조수축((Drying Shrinkage) 현상 또한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 역시 균열이 일어날 확률을 높일 뿐만 아니라 탄성계수를 저하시키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균열은 콘크리트의 열화를 촉진시켜 내구성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결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반대로 굵은 골재가 더 많이 들어가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요? 굵은 골재는 기본적인 골격을 이루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단위수량을 감소시키고, 골재간 결합력으로 건조수축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콘크리트의 강도를 높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굵은 골재의 양이 많아져 전체적으로 입자가 굵어지게 되면 골재 사이의 간격이 넓어져 콘크리트가 거칠어지고, 빈 공간을 의미하는 공극(孔隙) 역시 많아지기 때문에 이 또한 좋은 품질의 콘크리트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구형이나 입방체가 아니라 각이 많은 굵은 골재를 사용할 경우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되는데요. 이때는 잔골재율을 4~6% 가량 높여주어야만 재료분리 등의 문제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한편, 잔골재와 굵은 골재를 섞어서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로 경제성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잔골재만 사용해 콘크리트를 제조할 경우 정해진 부피를 잔골재로 모두 채워야 하므로 그만큼 더 많은 양의 잔골재가 필요하고, 상대적으로 고가인 잔골재 구입에 필요한 비용 역시 상승하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이 경우 잔골재 사이의 공극을 메워줄 시멘트와 물의 양도 함께 증가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비용 또한 발생하겠지요. 즉, 들어가는 비용에 비해 유동성이나 강도 등의 효과는 현저히 떨어지는 비경제적인 콘크리트 배합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처럼 작업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잔골재와 굵은 골재를 적정한 비율로 섞어서 사용하는 것은 좋은 선택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