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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합 시멘트란 포틀랜드 시멘트의 클링커에 적절한 혼합재를 섞어서 만든 시멘트를 말합니다. 혼합되는 주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고로 슬래그 시멘트, 플라이 애시 시멘트, 실리카 시멘트 등으로 나뉘는데요. 주로 내구성과 내수성, 수밀성, 장기 강도 등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이거나 보다 용이한 시공을 목적으로 할 때 사용됩니다.

플라이 애시 시멘트는 화력발전소 등에서 석탄 등이 연소했을 때 발생하는 미세한 입자의 날아다니는 재(Fly-ash)를 활용해 만들고, 흔히 ‘포졸란 시멘트’라고도 불리는 실리카 시멘트는 화산회, 규산백토, 실리카질 암석의 하소물 등을 첨가해서 만듭니다.

혼합 시멘트 중 가장 대표적인 제품으로는 고로 슬래그 시멘트(Portland blast-furnace slag cement)를 꼽을 수 있는데요. 용광로에서 선철을 제조할 때 부산물로 나오는 고로 슬래그를 급랭시켜 포틀랜드 시멘트에 넣고, 여기에 석고를 혼합한 뒤 다시 미세하게 분쇄하여 만들어집니다.

고로 슬래그 시멘트

철을 만들기 위한 용광로인 고로에는 원료인 철광석 이외에 코크스(C)와 석회석(CaCO3)가 함께 들어가는데요. 코크스는 철의 산화반응을 도움과 동시에 높은 열을 발생시켜 용광로를 데워 철을 생산하는데 사용되며, 석회석의 경우에는 고열에서 철광석에 포함된 철 이외의 암석 성분과 결합해 슬래그가 되어 용광로 밖으로 배출됩니다. 때문에 고로 슬래그에는 이산화규소(SiO2), 산화알루미늄(Al2O3), 산화칼륨(CaO), 산화마그네슘(MgO) 등의 네 가지 성분이 95~99% 가량 함유되어 있고, 석회석 소성공정을 거친 시멘트와 거의 유사한 화학 성분을 지니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 고로 슬래그 시멘트의 장점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가장 먼저 시멘트가 단단하게 굳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화열이 낮아 콘크리트의 균열이 발생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 초기보다는 장기 강도가 높고 특히 내구성과 화학 저항성이 좋아 항만이나 해안, 공장 폐수 시설, 상하수도 시설 공사는 물론 댐과 터널, 지하철 등의 대형 콘크리트 공사와 도로포장 공사에도 두루 쓰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조금 다른 이유로 고로 슬래그 시멘트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자원순환과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친환경 기술 및 자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노력들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국내 건설현장에서 소비하는 시멘트는 연간 약 5천만 톤에 달하고, 이로 인한 탄소배출량이 4천만 톤 이상으로 추정되는 지금, 콘크리트의 원재료 중 탄소배출의 주원인인 시멘트 사용량을 현저히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보통 철 1톤을 생산할 때 약 500kg의 슬래그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시멘트 1톤을 생산할 때마다 1톤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점을 감안할 때, 석회석 대신 부산물로 발생한 고로 슬래그 사용 비율을 높이면 석회석 사용량을 45% 이상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석회석의 소성공정에 필요한 에너지의 40%를 저감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최대 6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고로 슬래그 시멘트는 산업부산물인 건설재료의 순환 사용이라는 점에서, 또 에너지와 탄소배출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시멘트의 대체재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 개발 및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삼표시멘트 역시 지구환경 보전과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광양과 부산 슬래그 시멘트 공장을 운영하며 연간 200만 톤의 고로 슬래그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엄정한 품질관리 아래 생산된 삼표의 고로 슬래그 시멘트가 건설자원 순환에 기여하는 친환경 시멘트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