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시멘트가 국내 최초로 화물운송 트레일러(BCT 차량: Bulk Ciment Trailer)용 ‘자동개폐커버’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술개발을 주도한 삼표시멘트의 김동천 부장, 이재우 과장을 만나 안전의 가치에 대해 들어 보았습니다.
2021년 12월 인천사업소의 사일로 출하구 중 1기에 독일 IBAU사 제품인 자동벌크출하 설비를 설치하면서, 삼표 BCT 차량 9대에 먼저 IBAU사 자동개폐커버(AHC)를 설치했습니다. 국내 시멘트 업계 최초로 BCT 운전자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삼표의 통 큰 설비투자였지만, 아직 도입 단계인 고가의 장비를 기사님들께서 자발적으로 설치하는 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이듬해 1월 인천사업소 출하 5호기를 통한 자동출하 라인이 정상 가동되면서 IBAU사 자동개폐커버 설치를 통해 위험요인이 원천적으로 제거된 작업환경을 모두가 목격했습니다.
자동개폐커버가 설치되지 않았을 땐 4m에 육박하는 BCT 차량의 높은 상단에 올라가 눈비 내리는 악천후에도 하역 해치(hatch)를 여닫아야 하니 인력 추락사고와 시멘트 분출사고 등이 발생하곤 했죠. 그런데 자동개폐커버를 설치한 차량 9대만큼은 그런 위험요소가 사라진 겁니다. 이에 회사는 삼표가 더 안전한 작업장이 될 수 있도록 외산 제품의 기술을 보완하여 국산 표준화를 이뤄보기로 했습니다. 이후 경쟁력 있는 국내 업체와 공동기술 개발을 추진하여 2022년 8월 최종적으로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수입산 자동캐폐커버는 상부 해치커버를 좌우로 회전시켜 여닫는 방식입니다. 반면 저희가 국내 표준화한 제품은 선형적으로 직선 왕복운동할 수 있는 실린더 로드를 구비하여, 상부 해치커버를 여닫는 방향과 시멘트를 밀폐하는 방식이 수입산과는 다릅니다. 사용수명부터 길어서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몇 가지 장점을 소개하자면, 우선 개폐시 안전성을 확보하고 제품의 내구성을 높였다는 것입니다. 또 자동개폐커버 작동의 필수요소이자 밀폐 시 꼭 필요한 고무실링튜브를 국산화하여 국내 기후상황(습온도차)에 적용가능하도록 제품의 신뢰성을 높였죠.
수입산 부품을 국산화하여 판매단가를 60% 이상 낮춘 것도 성과입니다. 고무실링튜브는 실질적으로 가장 비싼 부품인데요. 50만원이던 독일산 제품이 6개월 후 정확히 90만원까지 올랐습니다. 근데 저희와 공동기술개발을 진행한 국내 업체 BBA사와 함께 알아보니 국내에선 15만원이면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었어요. 이렇게 100% 국산 부품을 사용하다 보니 A/S가 빨라진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안전한 작업환경을 위해 기사님들께서도 설치를 고려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전에 없던 국산 자동개폐커버 기술을 과연 개발할 수 있을까?’ 이런 근원적인 물음을 계속했습니다. 수입산 제품도 시멘트 분진이 날려서 고무실링튜브가 타버리는 등 문제점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기술적으로 보완하여 상용화해야 하니까요. 개발 초기엔 너무 느리고 무거운 시제품만 완성되어 철저한 보완이 필요했습니다. 1, 2차 시연회를 거치며 시제품을 개선하고 3차 때 드디어 OK 사인을 내릴 수 있었죠. 저희가 아무래도 현장 상황을 잘 아니까 시제품을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2023년 2월 인천사업소 포장자동화라인 개선 공사를 통해 국내에서도 선진화된 시멘트 포장라인과 생산성 높은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는 산발적으로 되어 있는 저효율 수동라인 공장들을 국내외 전문 제작사와 공장의 우수사례 비교를 통해, 자동화하여 포장자동화·출하자동화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신뢰도 높은 작업장을 운영하여 업계에서 “삼표의 가장 큰 경쟁력은 안전”이라는 말을 꼭 듣고 싶습니다.
● 자동개폐장치(AHC)를 설치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당시 경력 6개월 차 BCT 기사로서 자동개폐장치를 곧바로 설치하긴 어려웠습니다. 설치비용이 부담스러웠고, 국내 최초라고 하니 아직 발견되지 못한 개선점이 있을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려 했어요. 하지만 탱크 위에 올라가는 것이 위험하다 느껴지면서 자동개폐장치에 관심이 생겼고, 무엇보다 출하 대기를 줄일 수 있다는 판단에 설치했습니다.
● 자동개폐장치를 설치해 보니 어떠세요?
편리하고 안전합니다. 기존에는 탱크 위에서 뚜껑을 여닫을 때 분진을 마시거나 뒤집어쓰기 일쑤였어요.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목이 칼칼하고 기관지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죠. 이제 자동개폐장치가 설치된 5호기는 탱크 위에 올라갈 일이 없으니 편하고 좋습니다.
● 이용하시며 느낀 개선점이 있을까요?
자동개폐장치 레버 작동법을 익히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현재 3단계로 작동되는 레버가 한 번의 조작으로 가능해지면 더욱 편리할 것 같습니다. 또한 모바일 로드도 매우 중요한 설비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자동개폐장치는 모바일 로드와 한쌍이라해도 과언이 아닌데, 모바일 로드가 작동되지 않을 때면 출하실에 연락을 해야 하니 번거로운 일이 되죠. 자동개폐장치 레버와 모바일 로드 사용법을 좀 더 자세히 교육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기사들의 안전과 건강, 환경 문제에 큰 도움이 되는
자동개폐장치를 개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