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주는 고려 충렬왕 때부터 한양부로 불릴 만큼 서울과 가까운 곳입니다. 오랜 세월 서울의 동북부 관문으로 통했던 양주는 지금도 근교 여행지로 인기인데요. 특히 40여 년 가까이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북한산 우이령길은 수도권에서 손꼽히는 산책코스입니다. 하늘마저 붉게 물들이는 단풍나무, 신갈나무가 울창해 가을 정취를 즐기기 좋아 인기가 많습니다.
또, 양주는 다양한 문화예술경험을 할 수 있는 스팟들도 많습니다. 장욱진미술관과 가나아트파크는 깊어가는 계절의 감성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예술공간이며, 멀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앞서 느껴볼 수 있는 조명박물관도 가볼만 합니다.
양주 장흥면 교현리와 서울 강북구 우이동을 잇는 고갯길인 우이령(牛耳嶺)은 이름 그대로 소의 귀처럼 길게 늘어선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양주는 물론 파주 사람들도 이 고개를 넘어 피난을 갔다고 하는데요.
1968년 이 통로를 활용해 청와대를 기습하려던 간첩 침투 사건이 발생하면서 무려 40여년 동안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다 지난 2009년에야 개방됐습니다. 한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탓에 생태환경이 잘 보존되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합니다. 특히 가을이면 알록달록 단풍이 화려하게 물들어 풍경을 만끽하기에 그만입니다.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사전예약제로 운영되는 우이령길은 홈페이지에서 미리 탐방 일과 인원, 출발지점을 지정하고 센터에서 신분증 확인을 거친 후에야 입장 가능한데요. 총길이 약 7km로 넉넉잡아 2~3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출입 가능하며 안전상의 이유로 어두워지기 전까진 하산하는 게 좋습니다. 편도 코스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하니 참고하세요.
느긋한 산책대신 산행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양주의 진산’으로 기록된 불곡산도 추천합니다.
장욱진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과 함께 우리나라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입니다. 한국전쟁의 비극을 겪었음에도 오히려 서정적인 작품에 매진했던 그는 40대에 양주의 한 시골집에 홀로 머물며 간결하면서도 동양적인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한 걸로 유명한데요. 처음 장욱진미술관을 찾았을 때 화가가 가족들에게 시시때때로 선물했다는 작은 그림들이 전시 중 이었는데, 단순한 붓질 너머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잔잔한 여운이 오래도록 남아 일부러 가족을 데리고 다시 미술관을 찾았던 기억이 있네요. 그 후로 전시가 바뀔 때마다 작품을 챙겨보는데 마치 어린아이의 낙서처럼 순진한 매력이 있어 누구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장욱진의 호랑이 그림 <호작도>를 모티브로 했다는 미술관도 눈여겨볼만한데요. 중정과 각각의 방들이 감각적으로 연결된 미술관은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를 드러냅니다. 곳곳에 자리한 커다란 창 너머로는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이 그림처럼 매달려 있습니다.
가나아트파크는 어린이 복합예술공간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전시 수준이 유치할 것이라 생각한다면 큰 오산인데요. 기성작가들 작품 가운데 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한 동심이 돋보이는 작품을 골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전시합니다.
전시뿐 아니라 옐로우스페이스에는 섬유작가 토시코 맥아담의 텍스타일 작품이자 그물놀이터인 ‘에어포켓과 비밥(B’bob)’이 설치돼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뜨개질을 하듯 손으로 직접 그물을 짜서 완성한 이 작품은 제작 기간만 1년이 소요됐다고 해요. 어린이체험관에서는 블록과 모래놀이를 즐길 수 있고, 나만의 우산을 꾸미거나 에코백을 만드는 체험프로그램도 시즌마다 다채롭게 운영하고 있어 가볼만 합니다.
조명제작사에서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조명 주제 전문박물관입니다. 반짝이는 조명이 화려함을 더하는 시즌인 크리스마스 무드를 일 년 내내 즐길 수 있는게 특징인데요. 지하 1층에 자리한 크리스마스 빌리지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아기 예수의 탄생을 표현한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동화인 <호두까기 인형>을 주제로 한 ‘설탕트리와 발레리나, 호두까기 인형’은 조명박물관의 인기 포토존입니다.
박물관 1층에는 조명역사관이 자리하고 있는데요. 인류 최초의 인공조명인 불의 발견과 이를 활용한 세계 각국의 전통 조명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통조명관, 전기의 등장과 함께 서구 산업사회의 발전을 이끌었던 각종조명을 소개한 근현대조명관, 조명을 통해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읽을 수 있는 엔틱관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다양한 체험도 운영 중이며, 주말과 공휴일에는 공연도 이뤄지니 주말 방문시 꼭 참고하세요.
이처럼 다채로운 매력의 양주에는 삼표그룹 각 계열사 사업장이 위치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