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중 처음으로 A노선의 일부인 수서~동탄 구간이 정식 개통하며, 본격적인 GTX 시대로의 첫 발을 내디뎠습니다. 이는 1899년 경인선 개통을 시작으로 12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철도산업에 중요한 전환점이자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이번 GTX-A 노선 사업에 국내 철도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삼표레일웨이도 일부 구간 시공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우수한 기술력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럼, 수도권의 만성적인 교통난과 출퇴근 불편 등의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GTX-A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GTX-A의 전체 노선은 파주 운정역에서 화성 동탄역까지 11개 역에 걸쳐 총 길이 82.1km에 이르는 구간입니다. 여러 GTX 노선들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추진되어 2009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완료한 후 2016년 10월부터 본격적인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3년 11월 주요 공사를 마쳤습니다. 전체 노선 중 이번에 개통을 알린 구간은 수서역과 성남역을 거쳐 동탄역까지 연결되는 32.7km인데, 성남역과 동탄역 사이에 위치한 용인 구성역은 공사 중 발견된 암석으로 인해 일부 공정이 지연되어 6월 말 추가로 개통할 예정입니다. 이 구간은 특히 28km에 달하는 선로를 SRT 고속열차와 함께 사용하기 때문에 일부 공사는 SRT 운행이 종료된 이후에만 작업이 가능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드디어 7년여 만에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GTX-A가 지나는 분당, 용인, 동탄 등의 수도권 남동부는 그 동안 서울 도심과 연결된 주요 교통수단이 광역버스 또는 분당선, 신분당선 등을 포함한 일부 지하철 노선에만 의존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요 환승역의 혼잡한 상황과 일부 광역버스 노선의 연착으로 인해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발생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GTX-A의 개통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할 새로운 대안으로, 이동시간 단축과 교통 수요를 분산해 혼잡한 환경을 완화하는 두 가지 효과를 거두기 위함입니다. 뿐만 아니라 경기도의 북서쪽에 위치한 고양시 일산, 운정 지역에서 강남이나 판교 테크노밸리 등의 비즈니스 구역까지의 이동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면서 접근성을 높였다는 점에서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럼, GTX-A의 총 사업비는 얼마나 될까요? 전체 사업비 규모는 5조 7,506억 원으로, 이 가운데 국가 재정은 2조 1,349억 원, 민자는 3조 6,157억 원이 투입되었습니다. 전체 노선 중 재정 구간은 삼성역에서 동탄역까지 39.5km, 민자 구간은 운정역에서 삼성역까지 42.6km이며, 대부분 지하 40~50m 이상의 대심도 터널을 굴착하여 건설되었습니다. 또한, 도심 구간에서 공사 중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TBM(Tunnel Boring Machine) 공법을 사용했는데요. 이는 원통형의 굴착기로 터널을 굴착하는 공법으로 소음, 진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공법 중 하나입니다.
이처럼 대규모 재정이 투입된 국책 사업이 빠르게 추진된 배경에는 역시 수도권내 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출퇴근 30분 시대’, ‘새로운 광역 교통의 시대’를 열겠다는 정부 차원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GTX-A를 이용할 경우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단 20분이면 도착할 수 있습니다. 각 역간 운행 시간은 6~7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출퇴근 시간대를 기준으로 평균 17분 간격으로 열차가 운행될 예정이어서 이동 시간과 편의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이번에 도입한 GTX-A의 열차는 현대로템이 출고한 것으로, 주행시험과 시설물 검증시험, 영업 시운전 등을 차례로 실시하며 열차의 안전성과 성능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쳤습니다. 열차의 최고 운행속도는 일반 열차보다 2배 이상 빠른 시간당 180km(설계 최고속도는 198km)에 달하며, 파주 운정역에서 동탄역까지 43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열차는 총 8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1회 운행으로 1천여 명 이상의 승객을 운송할 수 있는 규모를 자랑합니다.
유선형 디자인의 차량 앞면부는 고속 주행 중 공기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역할((Aero Dynamic)을 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으며, 차체 역시 경량화된 알루미늄 압출 소재를 사용하여 고속 주행을 위한 감속 및 가속 성능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객실 역시 기능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공기정화장치와 함께 항균 기능이 있는 친환경 불연 카펫을 사용했고, 객실 의자에는 좌석 분리대를 별도로 설치했습니다. 좌석의 폭도 450mm인 일반 전철과 비교해 약 30mm 가량 더 넓게 설계하여 승객들에게 쾌적함과 안락함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37인치에 달하는 LCD 표시기를 객실당 10대씩 설치해 열차 내 어느 곳에서나 운행 및 정차역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특히, 국내 최초로 객실 창문에 55인치 크기의 투명 디스플레이를 2대씩 설치한 점이 눈에 띄는데요. 와이드형 화면을 통해 운행 정보는 물론 그 밖의 다양한 정보들을 효과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 열차 이용과 관련한 서비스 편의를 늘렸습니다. 이 밖에도 복층형 강화 유리를 사용해 소음 및 기밀(공기가 새거나 드나들지 못하도록 막는 것) 문제를 대폭 줄였고, 높낮이가 다른 핸드 스트랩과 천정면에 핸드레일을 추가하는 등 세심한 부분까지 고려한 내부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그럼, 수도권 교통망에 큰 변화를 가져온 GTX-A 노선의 나머지 구간은 언제쯤이면 개통을 완료할 수 있을까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운정역에서 서울역에 이르는 민자 구간이 2차로 분리 개통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가운데 운정역에서 킨텍스역까지의 구간에는 삼표레일웨이가 설계·제작한 분기기와 PSTS(사전 제작형 콘크리트 슬래브 궤도) 등을 함께 시공하고 있는데요. 분기기는 궤도에서 열차의 운행 방향을 결정하고 바꾸는 매우 중요한 장치로 높은 안정성과 정밀한 기술력이 요구됩니다. PSTS 역시 국내 최초로 삼표레일웨이가 개발한 획기적인 궤도 시공 방식으로, 국내 철도기술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한 대표적인 기술이죠. 이처럼 새로운 GTX 시대를 여는 역사적인 일에 삼표그룹도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며, 해당 구간이 정식 개통되는 순간까지 안전한 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편, GTX-A 노선이 시작되는 운정역에서 종착역인 동탄까지 전 구간이 연결되려면 2025년 11월은 지나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때도 삼성역은 서울국제교류복합지구라는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인해 무정차 통과할 예정인데요. 2028년 삼성역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된 이후에야 비로소 전체 노선이 완전 개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GTX-A를 시작으로 현재 GTX-B, GTX-C 노선이 사업을 확정 후 착공을 앞두고 있고, 그 뒤를 이어 D, E, F, G, H 노선도 사업을 추진 중에 있어 수도권 전체를 촘촘히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사업은 앞으로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GTX의 개통으로 점차 현실이 되고 있는 수도권 출퇴근 30분 시대, 한층 여유로워질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미리 고민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