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풍경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대부분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알록달록한 꽃들이 만발해 있고, 잘 정돈된 화려한 모습을 상상하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오늘 소개해 드릴 삼표정원과 이곳을 가꾼 청년정원가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그동안 정원에 대해 가졌던 고정관념을 기분 좋게 깨트려 줍니다.
삼표정원은 서울국제정원박람회 기업정원 조성의 일환으로 탄생했습니다. 삼표그룹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자연주의 정원의 거장, 김봉찬 정원가와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요.

평소 후대 정원가 육성에 깊은 진심을 가지고 있던 김봉찬 정원가는 단순히 정원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의 정원가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청년 가드닝 아카데미’ 진행을 삼표 측에 제안했습니다. 산림 전문가 육성과 환경 보호에 지속적인 관심과 진정성을 기울여온 삼표그룹 역시 이 뜻깊은 제안에 흔쾌히 화답했고, 비로소 ‘삼표정원 가드닝 크루’ 프로젝트가 힘차게 닻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가드닝 아카데미를 통해 함께하게 된 5명의 크루들은 정원의 조성 단계부터 직접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식물을 심는 기술을 넘어 정원에 담긴 철학을 배웠고, 마침내 정원의 가치를 방문객에게 생생히 전하는 ‘청년 도슨트’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드닝 크루들도 처음 프로젝트에 합류했을 땐 기존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고백합니다. 심어진 식물들은 이제 막 싹을 틔운 것처럼 아주 작았고, 정원 전체를 채우기엔 어딘가 부족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정원 조성을 마치고 나서도 “이게 정말 완성이 된 게 맞을까?”, “너무 휑하고 빈약해 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솔직한 의문과 걱정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의 시간이 흐르면서 삼표정원은 놀라운 반전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작았던 식물들이 조금씩 제자리를 잡고 흙을 뚫고 올라와 키를 키워가는 모습을 보며, 청년정원가들은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초반의 휑함은 부족함이 아니라, 식물이 스스로 자라날 자리를 비워둔 조경가의 깊은 의도이자 자연주의 정원의 철학이었다는 것을요.
지난 6월 29일, 첫 도슨트로 나선 김지원 크루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그때는 몰랐던 거죠. 저에게는 ‘자연의 시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거예요. 지나고 보니 삼표정원은 가장 화려한 절정의 순간만을 잠깐 보여주는 정원이 아니었습니다. 정원이 어떻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나고, 계절과 함께 나이 들어가는지 그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정원이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처럼 크루들은 정원을 가장 깊이 이해하는 도슨트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정원을 가꾸며 느끼고 배운 모든 것들을 방문객에게 완벽히 전달하기 위해, 보고 들은 내용들을 끊임없이 되새기며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이 준비 과정 자체가 조경가의 철학을 재해석하고, 책에는 없던 현장의 지혜를 온몸으로 흡수하는 뜻깊은 배움의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김지원 크루의 안내로 둘러본 삼표정원은 구석구석 특별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정원의 동선을 따라 따스한 햇살을 등지고 걸으면, 무심코 지나쳤을 세밀한 디테일들이 하나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데크’에 숨겨진 비밀입니다. 보통 정원의 데크는 자연과 경계를 나누는 인공 구조물로 인식되기 쉽지만, 삼표정원의 데크는 달랐습니다. 조경가들은 데크 하나조차 주변 흙과 가장 유사한 빛깔을 내기 위해 직접 색을 조색해 칠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데크 주변에는 유연하고 여리여리한 식물들을 배치했죠. 시간이 흘러 식물들이 풍성하게 자라나 데크를 덮으면, 자연물과 인공물의 경계가 자연스럽게 허물어지며 인공물조차 정원 일부로 녹아들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또한, 정원이라는 울타리 내부를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부지 너머의 주변 환경과 시각적으로 어떻게 연결할지, 서울이라는 도심 속에 어떤 녹지축을 만들어낼지에 대한 거시적인 고민도 담겨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정원 디자인이라고 하면 주어진 공간 안을 예쁘게 채우는 거라고만 생각했어요. 부지를 벗어난 주변 풍경까지 연결해 고민하는 건 엄두도 내지 못했죠. 하지만 이번 도슨트 과정을 거치며 정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크게 넓어졌고, 정원가로서 나아가야 할 커다란 방향성과 가치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도슨트 프로그램이 아니라면 쉽게 들을 수 없었던 깊이 있는 이야기를 통해, 방문객들은 자연의 흐름을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 ‘진짜 정원’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도슨트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한 시민은 “평소 같았으면 ‘아, 예쁜 꽃이 있네’ 하고 무심코 지나쳤을 텐데, 정원의 디테일에 담긴 조경가의 의도를 들으며 관람하니 정원이 완전히 다르게 보였다“며 감동 어린 소감을 전했습니다.
[삼표정원 청년정원가 도슨트 프로그램 안내]

자연의 흐름을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삼표정원 청년정원가 도슨트 프로그램은 다가오는 7월 18일(목), 오후 1시 / 2시 / 3시에 진행됩니다.
신청 방법: 네이버 예약 페이지 (‘삼표정원 체험프로그램’ 검색)
청년정원가가 들려주는 소박하지만 깊은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삼표정원의 숨은 매력을 더 가까이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