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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하고 건강하게, 현장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 삼표시멘트 생산기술직 정희경, 임희아 사원

2023-04-25

당당하고 건강하게, 현장 전문가의 길을 걷고 싶습니다

업계를 좀 안다는 사람이라면, 여성이 시멘트 공장에서 생산 기술직으로 근무한다는 게 좀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삼표시멘트 삼척공장에서는 더는 낯선 풍경이 아닌데요. 바로 2022년 삼표시멘트의 첫 여성 생산 기술직으로 입사한 정희경 사원과 임희아 사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삼표시멘트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어떤 업무를 담당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정희경 사원(이하 ‘정’) 저는 생산2팀에서 원료밀 생산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생산2팀은 석회석, 점토, 규석 등 원료부터 시멘트가 되는 광물인 클링커의 생산을 진행합니다. 평소 좋은 작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장의 안전 점검, 감독 관리, 청결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품의 불량, 공장 가동 이슈 등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는 일도 제 일이지요.

임희아 사원(이하 ‘임’) 저는 R&D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온실가스 배출이 세계적으로 큰 이슈인데요. 시멘트 사업은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데, 이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연구 및 기획하고 정부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삼표시멘트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되셨나요?

저는 삼척에서 오랫동안 학교에 다녔어요. 학부부터 박사과정까지 이곳에서 공부해서 삼표는 익숙한 기업이었어요. 환경공학으로 박사과정을 밟는 중 교수님 추천으로 지원했어요.

시멘트는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건설재료로, 더 좋은 제품과 기술력으로 편의를 제공한다고 생각했어요. 제 전공인 화학공학도 살리면서 사회에 뭔가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어요. 지원할 때부터 성별에 개의치 않았던 것 같아요. 직무만 보았어요.

삼표시멘트의 생산 기술 직무의 첫 여성 직원이라고 들었어요. 첫 사례라서 남다를 것 같은데 어떠세요?

입사 후 ‘시멘트 생산 관리 직무로 현장에서 일하는 유일한 여성’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듣긴 했습니다. 하지만 평소엔 ‘특별하다, 남다르다’할 만한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전혀 남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일해요.

맞아요. 업무에선 전혀 그런 걸 느낄 수 없어요. 다만 교육에 가면 주목받는 편이죠. 생산 현장에서 근무하는 여직원을 처음 본다고 많이 말씀해주세요.

근무하면서 여성으로 느꼈던 장단점이 있을까요?

‘남자들보다 꼼꼼해서 더 유리하겠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이건 성향의 차이인 것 같아요. 남자 동기나 선배들이 더 꼼꼼할 때도 많죠. 굳이 여성으로서 장점을 찾는다면 체구가 작다는 점이요! 설비 점검 시 좁은 공간에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다소 유리하더라고요. (웃음)

여성이라 느낀 장점이나 단점은 따로 없었어요. 신입사원이라 좋았던 점, 어려웠던 점이 있을 뿐이죠. 선배들이 힘든 게 없는지 물어보고 격려해 주신 덕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던 것이좋았고요. 개인적으로 제가 정신력이 강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큰 금액의 사업비를 거침없이 송금시키더라고요. 물론 꼼꼼하게 확인한 후에 이체했죠.

현장 근무의 특성상 어려움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딱히 그런 건 없어요. 업무적인 차이보다 사소한 힘의 차이만 느꼈어요. 수요일에 클린데이(Clean Day)라고, 공장을 다 같이 청소하거든요. 얼마 전에 삽질했는데, 삽이 무겁고 힘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다들 한 삽 푹푹 뜨면 저는 반 삽 겨우 떴어요. 대신 두 배로 부지런히 움직였죠.

 여성이라 느끼는 어려움보다 현장을 관리 감독하는 신입이 라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현장 근무자분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나요. 제일 많이 나는 분은 아버지뻘이라 업무적인 말도 건네기 어려웠어요. 같이 보수작업하고 소통하면서 이젠 가까워졌지만요. 요즘은 대기실에 가서 먼저 안부도 여쭙고, 커피 한 잔 사달라며 고충도 하소연하고 오기도 해요.

입사 후, 짧지만 굵고 알차게 보내셨기에 더욱더 기억에 남는 순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보수작업이었어요. 1년에 총 4번 생산시설 가동을 잠시 멈춘 후 점검과 수리를 하는데요. 그때 눈으로 직접 내부 설비를 보고 원료, 가스의 흐름 등을 익힐 수 있어 좋았죠.

제안서 작업에서 주로 기사, 논문 등의 자료 찾는 일을 담당해요. 공부할 때만 해도 기술력, 환경 영향력에 초점을 맞춰서 보았는데, 회사는 비용 절감과 이윤을 빼놓을 수 없으니 경제성도 고려해야 하더라고요. 팀장님이 많이 가르쳐 주셨는데, 그게 굉장히 기억에 남았어요.

앞으로 두 분의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아직 서포터로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열심히 배워 주체적 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역량을 키워 책임자로 일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올해 논문을 쓰고, 박사학위를 따겠다는 목표를 세웠어요. 그래서 언젠간 과제의 책임 연구자가 되고 싶습니다.

 제 일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차곡차곡 노하우가 쌓이는 것 같아요. 지금 하는 일에 충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보일러와 폐열발전 설비분야의 지식이 부족해 답답할 때가 많았는데, 차장님이 관련 자격증을 추천해 주셨어요. 그래서 올해는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를 할 계획입니다.

업무를 배우고 몰입하는 과정이 오래 기억에 남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보람을 느낄 때는 어느 순간이었나요?

 제안의 결과가 좋아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때인 것 같아요. 기술 자료, 비용 책정 작업 등에 조금 기여했다는 생각이 들죠. 제안서 작업은 R&D팀 외에도 다른 부서가 함께 일해요. 결과를 통보받으면 협업 과정이 떠오르면서 감사하고 보람됨을 느낍니다.

 처음 7호기를 보수할 때 아무것도 몰라 선배님들 뒤만 졸졸 따라다녔는데요. 한 달이 지나고, 6호기를 보수할 때는 저 혼자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뿌듯했어요. 또 문제를 해결하고 난 후, 선배님들께 ‘수고했다’, ‘고생했다’라는 인사를 듣는데 소소하지만 기분이 참 좋았어요.

근무하면서 느낀 삼표의 장점은 어떤 게 있었나요? 

 들어오기 전에 남성이 많은 조직이라 딱딱하고 수직적일 거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많은 분들이 먼저 다가오고, 업무적인 이야기를 편히 나눌 수 있는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사람이 좋아야 일을 오래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런 면에서 삼표시멘트는 정말 근무하기 좋은 곳 같아요.

 선배님들이 무엇보다 후배 양성을 위해 힘써주세요. 앞으로 후배를 적극적으로 키워야 한다며 가능한 모든 교육에 보내주시려고 해요. 그 덕에 업무 외 다양한 분야를 전반적으로 익히고 배울 수 있었어요. 이런 환경 하나하나 만들어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두 분처럼 생산기술 분야로 입사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체력적으로 부족할 수 있어요. 저도 처음에 힘들었는데, 약해지지 않으려고 계속해서 운동하고 관리해요. 추가로,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버티는 힘을 키우라고 말하고 싶어요.

‘말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충을 털어놓으면 선배들은 말없이 챙겨 주기도 하고, 다정하게 솔루션을 찾으며 마음을 헤아려 주기도 해요. 어려운 점, 모르는 부분을 숨기지 말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만 있다면, 일하기 너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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