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 생산 라인이 24시간 멈춤 없이 가동되기 위해서는 전기 설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삼척공장의 설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전기팀에는 36년 동안 현장을 지켜온 든든한 버팀목이 있는데요. 바로 홍성기 기장입니다. 그가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는 공장의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후배들의 성장에도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코치직을 내려놓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온 그는 오늘도 삼척공장 곳곳을 누비며 꺼지지 않는 동력을 만들어가는 중입니다.
올해 2월 홍성기 기장은 맡고 있던 코치직을 내려놓고 현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정년퇴직을 1년 앞둔 시점, 마지막까지 후배들과 함께 현장을 누비며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는데요. 전기 설비 예방보전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광산 일대의 전기 시설물을 점검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출근 후에는 반장과 작업 내용을 공유하고 위험 예지 훈련과 위험성 평가를 마친 뒤 현장으로 향합니다. 변압기와 배전반, MCC반 등을 점검하며 동력기의 소음과 진동, 온도 변화를 꼼꼼히 살피는 것이 그의 일상입니다. 각종 계측 장비를 활용하지만, 오랜 시간 현장에서 쌓아온 경험 역시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됩니다. 미세한 소음의 변화나 평소와 다른 기계의 움직임은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감각으로 먼저 알아차리기도 합니다. “작은 이상 징후도 조기에 감지하고 고장을 예방해야 생산 라인이 원활히 돌아갈 수 있어요.”
수십 년간 수행한 업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킬른 전기 설비를 업그레이드했던 작업이라고 하는데요. 생산 라인을 멈추지 않은 상태에서 설비를 증설해야 했던 만큼 약 3개월에 걸쳐 치밀한 준비가 이어졌습니다. 설비 한 대를 작업하는 데만 보름가량이 소요됐고, 40년 넘은 노후 설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전기 설비를 증설해야 했기에 난도 또한 상당했다고 합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장 교육과 기술 전수를 병행하며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던 과정을 가장 뜻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스물다섯 살, 전기팀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는 당시 가장 두려웠던 것이 ‘보이지 않는 위험’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전기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만큼 늘 긴장해야 했고, 실제 감전 사고도 여러 차례 겪었습니다. 일을 그만둘지 고민한 적도 있었지만, 책으로 배운 지식과 현장에서 몸으로 익힌 경험은 전혀 달랐는데요. 그렇게 하나씩 쌓인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습니다.

그 시절의 경험은 이제 후배들에게 가장 먼저 전하는 조언이 됐습니다. 그는 어떤 업무보다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둡니다. 일이 급해질수록 안전을 놓치기 쉽지만, 그럴 때일수록 기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원칙입니다. “안전은 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그는 후배들에게 전기 설비 업무의 가치는 숫자로만 평가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있는데요. 설비를 개선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일은 성과가 곧바로 금액으로 드러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정이 더 안정되고 오작동이 줄어들며 설비의 신뢰성이 높아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생산 현장을 지탱하는 진정한 성과라는 것이죠.
안전만큼 홍 기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또 하나의 가치는 협업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에는 언제나 소통이 있고요. 그는 서로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나누는 과정에서 신뢰가 쌓이고, 그것이 모여 협업으로 이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편이었지만 지금은 후배들의 이야기를 먼저 들으려 노력한다고 덧붙이며 웃었는데요. “분진과 먼지가 많은 작업 환경에서도 늘 화합하고 소통하는 전기팀의 분위기가 가장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어떤 순간을 꼬집어 ‘아, 협업이 잘됐던 순간이야!’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지금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을 다하고 서로 믿고 돕는 과정들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요.”
홍성기 기장에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회사 생활의 보람을 크게 느끼는 시기입니다. 과거 선배 관점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후배들의 어려움을 이제는 같은 현장에서 함께 일하며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꿋꿋이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후배들을 볼 때마다 현장으로 돌아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는데요. 한편으로는 후배들에게 배우는 일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업무적인 면에서 후배들이 자신보다 더 뛰어난 부분이 많다고 인정합니다. 특히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를 활용하는 새로운 업무 수행 방식에서는 젊은 후배들에게 배울 점이 많습니다. 그래서 함께 배우며 성장하는 것이 지금 자신의 역할이라고 여기죠.

그에게 ‘언성 히어로’는 특정한 누군가가 아닙니다. 삼표시멘트에서 조용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모든 임직원이 바로 주인공인데요. “선배들과 후배들 모두가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해왔기에 지금의 회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현장에서 각자의 업무를 묵묵히 수행하는 모든 분들이 진정한 영웅입니다.”
정년을 앞둔 지금도 그의 바람은 단순하지만 분명합니다. 후배들과 건강하게, 그리고 안전하게 일하는 것. 오늘도 그는 현장의 안전을 지키고, 소통과 협업으로 삼척공장의 꺼지지 않는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