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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스토리

특별한 콘크리트로 만든 도심 속 벤치

2023-02-02

특별한 콘크리트로 만든 도심 속 벤치

삼표는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종로구청이 진행한 ‘벤치 더 놓기’ 프로젝트에 함께했습니다.  종로구 곳곳에 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는 벤치를 두어 새로운 쉼의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로, 광화문과 청진공원, 서피맛길에서 삼표에서 기부한 벤치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UHPC, 삼표의 ‘벤치 더 놓기’ 프로젝트  

삼표에서 기부한 벤치는 조금 특별합니다. 아모레퍼시픽과의 협업을 통해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담았으며, 디자인에도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벤치는 자사의 초고성능 콘크리트 UHPC 몰탈에 화장품 공병을 부숴 만든 플라스틱 플레이크를 섞어 테라조 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테라조는 자연석의 부스러기 등의 골재를 시멘트 등 재료에 넣고 굳힌 인조석을 말하는데요. 16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공법으로, 대리석이나 석영, 유리, 금속 등 사용하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모양과 질감, 색감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색색의 테라조 타일들을 활용한 포인트 인테리어들이 인기를 끌면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죠. 이런 자투리 재료들을 사용해 만드는 테라조는 그 자체로 아름다우면서도 남은 돌 조각 등을 새활용 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방식이기도 합니다.

벤치를 자세히 보시면 사이 사이 다양한 색깔로 빛나는 플라스틱 공병의 흔적과 그 파편을 단단히 감싸고 있는 콘크리트를 볼 수 있습니다.  

 

콘크리트로 만든 벤치 

사실 콘크리트로 벤치를 만드는 건 흔한 일은 아닙니다. 콘크리트는 재료적 특성 때문에 벤치를 만들기에 적당하지 않죠.  

콘크리트는 건물을 지지할만큼 튼튼한 재료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누르는 힘인 압축강도는 매우 큰 데 비해 당기는 힘인 인장강도는 압축강도의 10% 전후로 작은 편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콘크리트 구조물은 철근으로 구조를 보강해 인장력을 확보합니다. 내부에 철근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콘크리트 구조물의 형태는 매우 육면체 등으로 매우 정형화 되어 있습니다. 벤치와 같이 얇은 두께의 판을 다리로 지탱하는 형태로는 만들기 어려운 것이죠.        

삼표에서 기증한 벤치는 ‘UHPC’라는 소재를 사용해 콘크리트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UHPC는 슈퍼콘크리트라고도 불리는 신소재로, 초고강도 콘크리트라고도 합니다. 흡수율이 적은 특수 콘크리트에 강섬유, 유리섬유 등을 섞어 만드는데 공극률(입자사이의 공간)이 일반 콘크리트의 1/10 수준에 불과해 강도와 내구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름에 걸맞게 일반 콘크리트 대비 5배 이상의 압축강도(80MPa)를 가지고 있으며, 콘크리트의 약점인 인장력과 관련된 휨, 전단, 부착, 비틀림 등에도 강합니다. 때문에 별도로 구조보강을 위한 철근을 사용할 필요가 없고, 철근이 들어갈 공간을 별도로 만들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보다 디자인의 제약 없이 모든 형상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조색 등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주로 건축 내외장재나 조형물에 사용되며 야외용 벤치나 테이블, 실내용 가구, 싱크대 등의 재료가 되기도 합니다. 


삼표의 UHPC 기술력 

삼표는 벤치 이외에도 UHPC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삼표 기술연구소는 현대엔지니어링과 ‘UHPC를 재료로 한 비정형 건축물 건설기술’을 공동개발, 실물 크기의 구조물을 시공해 기술력을 검증 받기도 했습니다. 비정형 건축물은 곡선·유선형 등을 포함한 건축물로, 적층형 3D프린터로 UHPC를 뿜어 구조물을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시공됩니다. 기존 성냥갑 형태의 네모난 건축물에 비해 고강도의 콘크리트와 높은 난이도의 시공능력이 필요합니다. 

UHPC를 접목해 인테리어 요소가 가미된 ‘고성능 건축용 컬러 PC 마감재’ 구현에도 성공했는데요. 금천구 가산동 가산테라타워(현대엔지니어링 시공) 지식산업센터 1층 로비 벽면에 포인트 액자형 UHPC 컬러 패널이 설치됐습니다. 검정색 선으로 구획을 나눠 파랑·빨강·노랑·흰색 등 다양한 색을 채운 형태로, 추상회화의 선구자 피에트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모티브를 얻었는데요. 보기엔 아주 간단해보이지만,  압축강도 120㎫, 슬럼프(반죽상태의 질기) 800㎜ 이상 초고강도 UHPC가 적용돼 재료분리 등의 성능 결함이 없도록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런 고성능 건축용 컬러 PC 마감재는 삼표 기술연구소·삼표피앤씨·현대엔지니어링의 공동 연구를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UHPC는 콘크리트와 달리 현장타설이 아니라 공장에서 제작해 조립하는 사전 제작(Pre-fab)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품질관리 및 공정관리 측면에서도 유리하죠. 강도는 철근을 대신할 정도로 높으면서 원하는 형태와 색을 다양하게 구현할 수 있어 건축물 내, 외장재 시장 뿐 아니라, PC(프리캐스트 콘크리트) 시장에도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아직 한계는 있습니다. UHPC의 경우 강섬유, 고성능 감수제 등 고가의 재료들을 대량 사용하기 때문에 일반 콘크리트에 비해 고가입니다. 내, 외장재 일부 이외에 현장 전체에 적용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습니다. 이런 경제성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 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비정형 형상의 PC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별도의 거푸집이 필요한데요. 100도 이상에서 수화반응을 일으키는 콘크리트를 견딜 수 있는 특수소재의 몰드를 생산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개발도 요구됩니다. 

이런 한계만 극복한다면, UHPC는 PC공법의 기술적 한계인 15층을 넘어선 더 높은 건축물도 건축이 가능한 획기적인 재료입니다. 색색깔의, 다채로운 모양의 건물들은 도시의 풍경을 더 다채롭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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